‘플라이’ ‘비디오드롬’ 등의 호러 SF 영화를 통해 어둡고 끈적거리는 상상력을 보여 온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13번째 영화. 주연 제니퍼 제이슨 리, 주드 로.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감독) 수상작. 게임 디자이너 엘레그라는 생체 컴퓨터 게임인 ‘엑시스텐즈’를 개발한다. 인간의 신경계에 연결해 가상현실을 체험하게 하는 게임. 그러나 게임으로 인한 인간성 파멸에 반대하는 집단의 테러가 시작되고, 엘레그라는 견습사원 테드와 도망친다. 게임이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엘레그라는 테드의 척추에 구멍을 뚫고 게임에 접속한다.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메시지는 익숙한 것이지만, 가상세계로 통하는 최신기계를 돌연변이 유기체로 묘사한 것이 이 영화의 특징. 내장, 물컹거리는 물체, 돌연변이 파충류 등 추악한 이미지 때문에 ‘기발하고 독창적’이란 평가와 ‘악취미적인 B무비’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원제 ‘eXistenZ’(1999년). ★★☆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 가족 음모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마지막 연출 작. 주연 카렌 블랙, 브루스 던, 바바라 해리스. 부유한 레인버드 부인은 재산을 물려줄 핏줄이 없어 동생이 낳은 사생아를 찾아 재산을 물려주려 한다. 부인은 용하다고 소문난 점쟁이 블랑슈에게 사생아의 행방을 묻지만 사기꾼인 블랑슈는 부인의 돈을 가로채기 위해 정부인 럼리와 음모를 꾸민다. 한편 레인버드 부인이 찾고 있는 조카 프랜은 그리스 선박왕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한다. 원제 ‘Family Plot’(1976년). ★★★
◆ 피아노 치는 대통령
감독 전만배. 주연 안성기 최지우. 자신이 부임할 반 아이들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깻잎머리에 껌을 짝짝 씹는 학생으로 위장할 정도로 엉뚱한 교사 최은수는 교육자로서의 소신이 강하다. 그런 은수 앞에 문제학생 영희가 등장한다. 두 손 두 발 다 든 은수는 영희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고, 영희가 대통령의 외동딸이란 사실에 깜짝 놀란다. 은수는 이에 굴하지 않고 대통령을 학교로 호출한다. 대통령의 문제아 딸로 출연하는 임수정의 풋풋한 모습이 인상적. 2002년 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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