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홍콩 량차오웨이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 입력 2004년 10월 8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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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영화배우 이영애(왼쪽)와 홍콩 톱스타 량차오웨이가 8일 오후 스타들의 만남 코너인 ‘오픈토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부산=최재호기자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영화배우 이영애(왼쪽)와 홍콩 톱스타 량차오웨이가 8일 오후 스타들의 만남 코너인 ‘오픈토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부산=최재호기자
“일단 아주 예뻐요.”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2046’의 주연배우인 홍콩의 톱스타 량차오웨이(梁朝偉·42)에게 한국의 여배우 이영애(33)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중동 파라다이스호텔 신관 정원에서 열린 두 사람의 ‘오픈토크’. 이영애는 량차오웨이를 줄곧 응시하다가도 그가 쳐다보면 시선을 피해 눈을 내리깔았다.

이영애가 출연한 ‘공동경비구역 JSA’를 인상 깊게 봤다는 량차오웨이는 “이영애씨는 친밀한 느낌을 주는 뛰어난 배우”라고 입을 뗐다. 이에 이영애는 “만나니까 너무 설렌다. 실제로 보니 너무 인간적이고 편안하다”고 화답했다.

두 배우에게는 공통점이 세 가지 있다. 하나는 연기에서 보여 주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달리 실제론 수줍음이 많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흐를 것 같은 큰 눈망울을 가졌다는 것, 셋째는 ‘2046’이나 ‘봄날은 간다’처럼 ‘수다’가 아닌 ‘이미지’로 승부하는 배우라는 점이다. 이날 청바지에 파란색 트레이닝복 윗도리를 입은 량차오웨이와 청바지에 검정 재킷을 입은 이영애의 옷차림은 소년 소녀 같은 그들의 이미지와 일치했다.

량차오웨이에게 ‘사랑’에 대해 물었다. “난 사랑에 대해 대단히 비관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김치를 먹는 것과 같아요. 처음엔 톡 쏘고 농도도 짙지만 나중엔 점차 익숙해져서 습관처럼 먹게 되지요. 하지만 처음의 그 맛을 느끼고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하겠죠.”

이영애는 11월 중순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친절한 금자씨’ 촬영에 들어간다. 그는 내용을 미리 말해 달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금자씨가 친절한 내용”이라며 구체적인 답을 피한 채 웃으면서 “(영화를 선택하는 데) 아주 강한 모험심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두 톱스타가 한 영화에 출연할 가능성은 없을까.

“한국 영화를 많이 봐 왔고 출연하고 싶기도 합니다. 기회가 닿으면 이영애씨와 꼭 함께 연기하고 싶어요.”(량차오웨이)

“량차오웨이씨가 출연한 ‘동사서독’이나 ‘화양연화’는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어제 개막식에서 본 ‘2046’은 배우들간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이영애)

이날 ‘오픈토크’는 취재진과 관객 500여명이 몰린 가운데 30여분간 진행됐다.

부산=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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