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고대史 규명 새 열쇠... 창녕 가야 쌍분서 구유형 목관 첫

  • 입력 2004년 10월 11일 18시 58분


경남 창녕군 송현동 고분 7호분 무덤방에서 발굴된 신라형 굽다리 접시와 특이한 형태의 꼭지가 달린 창녕식(가야) 뚜껑.권재현기자
경남 창녕군 송현동 고분 7호분 무덤방에서 발굴된 신라형 굽다리 접시와 특이한 형태의 꼭지가 달린 창녕식(가야) 뚜껑.권재현기자
신라와 일본의 영향이 뚜렷한 대형 가야고분이 경남 창녕군 창녕읍 송현리 고분군에서 발견됐다. 특히 이번 발굴에서는 일본에서 4세기경에 유행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발굴된 적이 없는 ‘구유형 목관’이 출토돼 한일간 고대 교류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소장 연웅)는 11일 송현리 가야고분군에서 발굴된 6·7호분에 대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쌍둥이 고분인 6·7호분은 지금까지 송현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23개의 고분 중 20m 높이로 가장 큰 데다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어 가야시대 수장(首長)과 그 부인의 묘일 것으로 추정된다.

경남 창녕군 송현동 고분군의 7호분에서 발굴된 ‘구유형 목관’. 사진의 관은 통나무를 절반으로 잘라 반구형으로 만든 목관의 뚜껑부분으로 바닥부분은 그 밑에 겹쳐져 있다.권재현기자

특히 7호분 내부에서 발굴된 구유형 목관은 길이 3.8m, 폭 1.2m로 일본을 포함해 지금까지 발굴된 구유형 목관 중 가장 크다는 것이 조사단의 설명이다. 특이한 점은 일본의 구유형 목관 소재가 침엽수의 일종인 금송(金松)인 반면 이번에 발굴된 구유형 목관은 신라 적석목관분의 주된 소재인 녹나무라는 점이다.

이번 발굴조사의 또 다른 성과는 무덤이 도굴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장송의례가 고스란히 보존된 유물들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무덤방 입구에서는 제기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토기와 제사음식으로 쓰였을 것으로 보이는 밤껍질, 참외씨 등이 출토됐다. 목관내부는 이미 도굴된 상태였지만 주변에서 덮개가 있는 신라형 굽다리 접시 토기 24점이 발굴됐다. 또 금제귀고리 1쌍과 은제 허리띠장식 조각, 투조(透彫)된 금동 마구장식 조각 등도 발굴됐다. 산 사람을 같이 묻는 순장의 흔적으로 보이는 두개골과 대퇴부 등의 인골(人骨)도 무덤방 입구 쪽에서 발견됐다.

조사단은 “발굴된 토기가 대부분 신라 양식이지만, 뚜껑의 경우 기존 창녕식 토기 양식이 남아 있어 고분의 축조연대가 5세기 말∼6세기 초로 추정된다”며 “일본식 구유형 목관의 출토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조사에 참여한 조유전 전 문화재연구소장은 “신라 지증왕 3년(502년) 순장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당시 신라에 복속됐던 가야지방에서도 순장이 금지됐을 것이라는 점에서 조성시기가 그 이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유물은 4월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단지리에서 국내 최초로 발굴된 일본식 횡혈묘 15기와 함께 고대 한반도-일본의 문화교류 연구에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창녕=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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