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SBS가 최근 메인뉴스에서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잇달아 보도하는 등 양사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는 MBC가 지난달 ‘뉴스데스크’에서 “방송위원회가 SBS 등 민영방송의 방송권을 재허가할 때 소유와 경영 분리 여부를 검토해 시정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보도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갈등은 11일 SBS가 ‘8뉴스’에서 ‘MBC 경기 일산제작센터 땅투기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를 인용해 “MBC가 일산제작센터를 지으면서 80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고 보도하면서 표면화됐다.
MBC는 12일 ‘뉴스데스크’에서 ‘윤세영 회장 가족방송?’이란 제목으로 SBS 1대 주주인 윤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소유지분을 30% 넘게 갖고 있어 방송법 위반이라는 열린우리당 김재홍(金在洪) 의원의 국감 발언을 보도하는 것으로 맞섰다.
다시 SBS는 13일 “MBC가 일산제작센터 관련 자료를 방송위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12일 MBC 보도는 방송법을 이해하지 못한 오보”라고 반박했다.
MBC도 같은 날 “SBS가 1999년 주식 상장을 통해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었으며, 이 돈의 일부가 사주와 모기업인 태영의 치부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맞받아쳤다. MBC는 14일 오전 ‘뉴스투데이’에서 같은 내용을 ‘봉이 윤선달?’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내보냈다.
양사의 갈등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조짐이다. 특히 SBS는 14일 ‘8뉴스’에서 MBC와 관련해 3건을 보도했다. SBS는 “MBC가 경기 용인시 백암면 일대 84만여평을 비롯해 수도권에 94만평의 땅을 가진 ‘땅 부자’이며, 이들 땅의 공시지가만 3300억원으로 매입가 970억원에 비해 수천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일산제작센터의 용지 구입과 분양 과정의 의혹도 제기했으며 민영방송의 주식 상장을 부도덕한 것으로 비난한 13일 MBC 보도의 오류도 지적했다.
SBS는 “‘봉이 윤선달?’이라는 표현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SBS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게 보도한 MBC의 불순한 의도에 기자들이 격앙돼 있다”며 “SBS는 사실에 근거해 MBC의 문제점들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14일 ‘뉴스데스크’에서 SBS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강성주(姜聲周) 보도국장은 “국감 보도의 하나로 문제를 제기했을 뿐 SBS를 공격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MBC의 한 기자는 “SBS 관련 후속 보도거리를 찾으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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