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머리카락, 주근깨, 두더지 굴처럼 푹 꺼진 코,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늘 귀지가 차 있는 귀, 목걸이를 한 것마냥 시커먼 때로 띠가 둘러진 목….
그래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 홍당무! 하지만 엄마의 사랑은 펠릭스 형과 에르네스틴 누나에게만 향한다. 귀찮고 궂은일은 모두 홍당무의 몫. 저녁에 닭장 문을 닫는 일도, 먼 곳에 가야 하는 심부름도.
엄마는 툭하면 홍당무를 꼬집고, 때리고, 야단친다. 이를 견뎌내면서 애정과 관심에 목말라 하는 홍당무. 실제로 심술궂은 엄마 밑에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저자는 아동학대로까지 보이는 홍당무의 일상을 짐짓 밝고 위트 있게 그려냄으로써 오히려 슬픈 감동을 준다.
“거짓말은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모든 게 드러나는 쓸데없는 짓이야.”
“네, 하지만 시간을 벌 수는 있어요.”
핵심을 찌르는 간결한 문장들이 자주 미소를 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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