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전광영씨 개인전 뉴욕 평단 호평속 막내려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9시 08분


뉴욕 첼시 개인전에서 신작 앞에 서 있는 전광영 화백. 뉴욕 화랑가와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번 전시가 30여년 화단 인생의 새로운 분기점이 되었다는 그는 “더 이상 한국적 정체성에 머물지 않고 인간 내면의 보편성을 화면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뉴욕=허문명기자
뉴욕 첼시 개인전에서 신작 앞에 서 있는 전광영 화백. 뉴욕 화랑가와 평단의 호평을 받은 이번 전시가 30여년 화단 인생의 새로운 분기점이 되었다는 그는 “더 이상 한국적 정체성에 머물지 않고 인간 내면의 보편성을 화면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뉴욕=허문명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의 대표적 화랑 밀집지역인 첼시. 250여개 대형화랑이 몰려 있는 이곳의 최고 시즌은 9, 10월이다.

올가을 첼시 중심가 웨스트 20의 529 킴 포스터 갤러리에서 한국작가 전광영씨가 개인전(9월 9일∼10월 17일)을 가졌다. 토종 한국작가이면서 뉴욕에 전속화랑을 갖고 있는 작가로 5주 동안 장기 전시를 하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전시 오프닝에는 세계적인 화장품 제조업체 레블론의 로널드 퍼렐먼 회장, 뉴저지주 상원의원 프랭크 로텐버그 부부 등 작가의 오랜 컬렉터들을 비롯해 휘트니미술관 디렉터 애덤 웨인버그, 유대미술관(Jewish Museum) 디렉터 노먼 클리브렛, 뉴욕타임스 미술기자 로버타 스미스 등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또 전시기간 중 미국 내 2대 미술잡지인 ‘아트 인 아메리카’와 ‘아트 뉴스’에 글을 게재하는 미술평론가 조너선 굿맨, 그레디 터너 등 미술평론가들이 둘러보고 방명록에 호평을 적기도 했다.

특히 전시 작품 11점 모두가 대형 신작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작가는 이번 전시가 30여년 인생의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더 이상 한국적 정체성에 한정되는 작가로 머물고 싶지 않다. 한지를 재료로 하긴 했지만 서양 동양 한국 미국을 떠나 인간 내면의 보편성을 화폭에 담았다”고 말했다.

작가의 말대로 이번 작품들은 한지로 싼 스티로폼들의 단순한 집적이 아니라 부조효과를 강조해 율동감과 운동감이 느껴진다. 사방으로 뻗는 선들과 한지 위에 물들인 먹의 농담에 따라 만들어지는 입체효과는 다양한 의미를 전달한다. 흡사 논바닥처럼 갈라진 땅 위에 움푹 파인 사람의 발자국처럼 보이는 화면은 강퍅한 삶에 대한 비유인 것 같기도 하고, 메마르고 차가운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 내면의 공포인 것 같기도 하다.

뉴욕=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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