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아, 우리랑 같이 놀자.”
“싫어! 난 바빠.”
어느 날 얼룩말은 갑자기 딸꾹질이 났죠.
“나가서 좀 걸어야지 딸꾹, 그럼 딸꾹질이 저절로 멎을지도 몰라 딸꾹.”(여러분도 딸꾹∼ 딸꾹∼ 노래하듯 따라해 보세요.)
“얼룩아, 딸꾹질 하는구나. 나한테 좋은 수가 있어.”
호랑이랑 돼지랑 코끼리랑 악어랑 동물 친구들은 너도나도 딸꾹질 멈추는 방법을 얼룩이에게 알려줬어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멈춘 다음, 눈을 감고 숫자를 거꾸로 세어봐.”
“그건 너무 딸꾹, 바보 같아 딸꾹.”
“머리를 무릎 사이에 집어넣고 물을 거꾸로 마시면 돼.”
“싫어 딸꾹, 그건 너무 딸꾹, 점잖지 못해.”
“한발로 서서 ‘잘가 잘가 잘가’ 라고 해. 그럼 뚝 멈출 거야.”
“물구나무를 서서 다리 사이에 공을 끼우고, 노래를 불러봐.”
얼룩말은 계속 고개만 저었어요.
“어휴 딸꾹, 말도 안 돼 딸꾹.”
그런데 얼룩말의 줄무늬가 변하기 시작했어요. 딸꾹질을 할 때마다 줄무늬가 서로 뭉치더니 멋진 줄무늬가 엉망이 되어 버렸지 뭐예요!
“친구들의 말을 들을 걸 딸꾹, 호랑이가 뭐라고 했더라, 딸꾹.”
얼룩말은 다시 호랑이, 돼지, 코끼리, 악어를 찾아갔어요.
친구들은 오리 아줌마에게서 들은 방법대로 얼룩이한테 찬물을 휙! 끼얹었어요. 앗! 그런데 딸꾹질이 멈췄지 뭐예요. 찬물을 뒤집어쓴 얼룩이가 몸을 푸르르 떨며 “에에에취!” 하고 재채기를 하니까 줄무늬도 부르르 흔들리더니 멋진 원래 모양을 되찾았어요. 만세!
그런데 친구들이 또 말하기 시작했어요.
“얼룩아, 감기 걸렸구나. 나한테 좋은 수가 있어.” “나도” “나도”….
역시 친구들이 있으니까 좋지요? 집에 간 얼룩이는 내일은 친구들과 뭘 하고 놀까 생각하며 잠이 들었대요.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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