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저축보다는 가계의 지갑을 열어 민간소비를 촉진하는 데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주최하고 재정경제부가 후원하는 제41회 저축의 날 행사가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한은은 올해 행사의 성격과 규모를 손질하는 등 고민을 거듭했다. 우선 훈장과 표창을 받는 저축 유공자는 186명으로 작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무조건 저축을 많이 하는 것보다 사회봉사 활동을 병행하는 사람이 후한 점수를 받도록 선정기준도 손질했다.
또 군악대 연주와 ‘저축의 노래’ 합창 등 부대 행사가 생략된다. 500여명에 이르던 참석자도 300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처럼 저축의 날 행사가 축소된 것은 과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장려하기에는 최근의 경기 침체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4분기(4∼6월) 민간소비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7% 감소하는 등 작년 2·4분기(―1.8%)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2·4분기 총저축률은 35.9%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포인트 상승했다.
실제로 시중은행에서는 밀려드는 예금을 주체하지 못해 오히려 돈 쓸 곳을 찾아다닐 정도다. 특히 물가상승률과 세금 등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저축 장려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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