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12월의 열대야’ 엄정화 “절실한 사랑 찾는 반란”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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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는 “드라마에 출연할 계획이 없었지만 독하고 아픈 사랑을 하는 오영심 역이 마음에 들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MBC
엄정화는 “드라마에 출연할 계획이 없었지만 독하고 아픈 사랑을 하는 오영심 역이 마음에 들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MBC
“언론에 뭐라고 날지 무서워요.”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던 엄정화(33·사진)가 말했다. 그녀는 27일 처음 방송되는 MBC 드라마 ‘12월의 열대야’(연출 이태곤·극본 배유미·수목 밤 9:55)에서 주연 오영심으로 출연한다.

“2001년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 출연했을 때 스포츠신문의 기사 제목이 ‘엄정화, 결혼은 노 동거는 예스’라고 나갔거든요. 그 제목에 상처 받았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웃음)”

이번에 맡은 오영심의 캐릭터도 제목을 걱정할 만큼 파격적이다. 오영심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결혼한 지 10년 된 주부. 고향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의사 민지환(신성우)과 한번 잤다가 덜컥 임신하는 바람에 20세에 결혼했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는 영심은 남편은 물론 시집 식구들의 구박을 받지만 특유의 단순함과 쾌활함으로 버텨나간다.

그러나 오영심은 젊은 남자 정우(김남진)를 만나면서 반란을 일으킨다. 오영심은 바람을 피우고 가정도 버린다. 반면 남편 민지환은 애정없는 결혼을 했는데도 오히려 가정을 지키려 한다.

이 드라마의 설정은 외도하는 남편과 속 썩는 아내가 아니다. 오히려 아내가 외도하고 남편이 분노한다.

연출 이태곤 PD는 “한국 남자들이 아내의 바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 초반부터 엄정화는 망가진다. 우는 조카를 업고 라디오 노래자랑 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어 춤추며 ‘빙글빙글’을 부른다. 시어머니에게 들켜 도망다니다 무릎 꿇고 빈다. 걸핏하면 시어머니에게서 “나가라”는 소리를 듣는다.

엄정화는 “여자의 바람이 끈적한 욕망의 결과가 아니라 자신까지 버리는 사랑이라는 점을 표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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