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혜 前국립무용단장 춤인생 55년 ‘法…’서 누드출연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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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누드로 공연한다고 흉보는 이도 있겠지만, (벗고 나니) 굉장한 세계가 터지는 듯해요. 새처럼 자유롭고… 진작 할 걸 그랬어요(웃음).”

평생을 한국무용과 함께 보낸 배정혜 전 국립무용단장(60)이 11월 중순 춤 인생 55년과 리을무용단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法(법)-타고 남은 재 2’(사진)에서 ‘누드’로 나선다. 그는 5세 때 무대에 섰으며 리을무용단은 그가 설립한 단체다.

배씨는 이번 공연에서 금분을 칠한 몸을 통해 불교철학이 바탕이 된 한국미를 전한다.

그는 “무용수들이 걸치는 얇디얇은 옷마저도 몸과 동작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거추장스럽다는 것을 ‘누드 연습’ 뒤에야 알았다”며 “처음 공연포스터 사진을 찍을 때 무척 낯이 뜨거웠는데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법-타고 남은 재 2’는 창작무용으로 연극연출가 오태석씨가 대본을, 김아라씨가 연출을 맡았다. 두 예술인과 배씨는 오랫동안 친분을 나눠 온 사이.

배씨는 평생 한국 무용의 외길을 걸어 왔다. 1977년 그가 발표한 ‘타고 남은 재’는 무용평론가들로부터 ‘올해의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한국춤 기초 교육법을 모은 책 ‘배정혜의 7일간 춤 여행’을 펴내기도 했다. ‘한국춤 원리’ ‘한국춤 훈련 메소드’ ‘명상과 용어’ 등 3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문답형식으로 한국 춤의 기초를 상세히 기록했다.

공연은 11월 15, 16일 오후 4시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02-588-3306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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