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76을 두는 장주주 9단의 손길이 가늘게 떨린다. 백 76을 손 빼도 백 대마는 살아 있다. 하지만 후수를 감수하며 백 76을 둔 것은 상변부터 길게 뻗어있는 흑 말이 우상귀와 연결하는 것을 막자는 뜻이다.
이 흑 대마는 곤마가 아니라 하나의 세력을 이루고 있는데도, 털끝만한 틈이라도 찾고 싶은 장 9단의 심정이 백 76에 들어 있다.
그러나 유창혁 9단이 흑 77, 79로 이단젖히자 백의 응수가 또 궁해졌다. 참고 1도 백 1로 두면 흑은 2, 4로 밀어붙여 중앙에 집을 만들며 완생한다. 백으로선 더 이상 두기 어렵다. 백 80으로 맞젖혔으나 백 86까지 백 석 점만 공중에 뜬 격이어서 흑이 절대 유리한 형세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흑 87의 모자씌움이 유효타다. 중앙 백 석 점이 휘청거린다.
흑 91은 조심한 수. 참고 2도 흑 1로 끊는 것이 강수지만 백 2, 4로 둬 백 8까지 패가 난다. 유리한 흑은 이런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
백 100으로 중앙 백 말에 가일수할 때 흑 101로 좌하귀를 침입한다. 유 9단의 빈틈없는 진행에 백은 속수무책이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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