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 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MBC)와 ‘일요일이 좋다’(SBS), 드라마 ‘부모님전상서’(KBS2)와 ‘한강수타령’(MBC), ‘불멸의 이순신’(KBS1)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SBS) 등 오후 6∼11시 프로그램들이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수년간 1위를 지켜온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밤)는 최근 SBS ‘일요일이 좋다’에 추월당할 기미가 나타나자 경계령을 내렸다. ‘부모님전상서’와 ‘한강수타령’은 김수현과 김정수라는 흥행 작가들의 맞대결이라는 점이 흥미를 낳는다. ‘불멸의 이순신’은 KBS의 회심작인데도 ‘마지막 춤은…’의 선전에 긴장하고 있다.
○오후 6시대
이 시간대는 MBC ‘일밤’이 2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SBS는 1991년 말 개국 이래 한 차례도 이 시간대 1위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SBS ‘일요일이 좋다’의 ‘X맨을 찾아라’(X맨) ‘반전드라마’ 코너들이 인기 바람을 일으키면서 ‘일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SBS 가을 프로그램 개편 첫 주인 10일에는 ‘일요일이…’(15.2%)가 ‘일밤’(18.3%)에 3%포인트 차로 따라갔다.
24일에는 18.5% 대 19.1%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TNS 미디어코리아 조사에선 ‘일요일이…’가 오히려 2%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방송가에선 ‘일요일이…’의 ‘X맨’ 코너가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데다 ‘반전 드라마’ 코너에 에릭 비 등 톱스타들이 출연한 덕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SBS는 ‘반전 드라마’에 비의 뒤를 이어 가수 윤계상을 출연시켜 상승세를 부채질할 계획이다.
○오후 8시대
‘부모님…’과 ‘한강수…’의 대결은 예측불허의 상황. 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6, 17일 ‘한강수…’(19.2%)가 ‘부모님…’(18.7%)을 근소하게 앞섰으나 23, 24일엔 ‘부모님…’ 21.1%, ‘한강수…’ 20.6%로 역전됐다.
김정수 작가는 “내 드라마가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은 처음”이라며 “상대가 최고 작가인 김수현 선배라는 점을 생각하면 붓에 힘이 들어간다”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령별로는 ‘부모님…’은 50대 이상, ‘한강수…’는 20∼30대가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나 두 드라마의 경쟁은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후 10시대
‘…이순신’(18.1%)이 ‘마지막 춤은…’(15.6%)을 다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이순신’이 답보 상태인 반면 지난 주말 첫 방영된 ‘마지막 춤은…’이 의외의 선전을 보이고 있다. KBS는 11월 7일 ‘…이순신’의 방영시간을 메인 뉴스가 끝난 직후인 오후 9시반으로 앞당겨 ‘마지막 춤은…’의 추격을 잠재우려 하고 있으나 방영시간이 40여분간 겹쳐 그 경쟁 양상이 주목된다.
○1분이라도 먼저…
박빙의 승부에 따라 방송 3사의 편성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방송사들이 ‘선점 효과’를 위해 상대사의 프로그램보다 1분이라도 먼저 방영하려고 하는 것. MBC는 24일 ‘일밤’의 시작 시간을 평소보다 2분 앞당겼고, SBS는 ‘일요일이 좋다’를 7분 앞당겼다. MBC는 ‘한강수타령’도 17일 ‘부모님전상서’를 겨냥해 평소보다 5분 앞당겼다.
MBC 이길섭 편성부장은 “‘일밤’과 ‘한강수…’의 제작진이 경쟁 프로그램보다 빨리 나가게 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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