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의 진화?
이번 박람회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완구가 많이 나와 있었다. 조립식 완구인 블록은 세트화한 지 오래다. 설명서에 따라 해리포터나 보물섬, 우주선을 만들 수 있다. 인형이나 로봇처럼 역할놀이는 물론 변형이나 합체할 수 있는 종류도 나왔다. 배터리를 연결해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있다.
로봇이나 인형이 움직이거나 말하는 것은 기본.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은 노래하는 바비 ‘공주와 거지’시리즈를 내놓았다. ‘왕자와 거지’를 소재로 한 이 인형들은 등 뒤의 버튼을 누르면 노래를 부른다. 자주 갈아주어야하는 건전지 대신 휴대전화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장난감도 등장했다.
장난감 만들때 도움되는 사이트 | |
인터넷 사이트(주소) | 내용 |
책 만들며 크는 학교(www.makingbook.net) | 어린이 책 만들기에 대한 각종 정보 |
반쪽이와 함께 뚝딱뚝딱(www.banzzogi.net) | 목재로 가구 만들기 |
제페토 가구교실(www.diyschool.com/) | 원목으로 가구 만들기 |
내가 만들고 싶은 것들(diylife.co.kr) | 필통부터 강아지집까지 목공에 대한 모든 것 |
맘스쿨(momschool.co.kr) | 회원들이 올리는 엄마와 아이를 위한 DIY |
독일어로 ‘선물’이란 뜻인 가베(은물)는 창의성을 길러준다는 이유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가베는 정육면체 같은 입체도형과 고리, 칩 등으로 구성돼 다양한 사물을 만들도록 고안된 교구다. 각종 캐릭터를 인쇄한 카드게임은 물론 보드게임 카페가 늘면서 보드게임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진정한 장난감이 없다
지난달 서남재단에서 열린 국제유아교육심포지엄에 참석한 ‘어린이를 위한 국제연대’ 설립자 샐리 제킨슨(영국 발도로프 유치원 교사)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시끄럽고 화려한 장난감에 질식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옥외놀이나 체험 장소를 박탈당하고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와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아이들에게는 신경질, 감정표현능력 부족, 산만함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장난감조차 아이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면서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요구한다.
미국의 하버드대 수전 린 교수(심리학)가 최근 한 유치원에서 네 살짜리 남자아이와 나눈 대화. 이 아이는 강아지 장난감을 집어 들고 “이 강아지가 뭘 할 수 있지요”하고 물었다. 린 교수가 “너는 강아지가 말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대답하자 “어떻게?”라며 장난감에서 버튼을 찾기 시작했다.
린 교수는 “내가 강아지 목소리를 흉내 내며 놀이를 시작하자 아이가 아주 재미있어했다”며 “요즘 장난감은 온갖 잡음과 번잡스러움으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환경을 빼앗아 간다”고 주장했다.
독일에서는 최근 ‘장난감 없는 유치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제킨슨씨는 “장난감 없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은 지루함을 견디고 더 활발하게 노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집에서 놀이를 주제로 한 가족간 대화가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고 소개했다.
●직접 만들어보자
한국프뢰벨 이동숙 이사는 “형태를 갖춘 장난감은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몰라도 창조적인 욕구를 만족시켜주지 못한다”며 “단순한 도형이나 자연적인 소재로 된 장난감은 아이 스스로가 기능을 부여하기 때문에 자주성과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와 함께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은 좋은 교육이다. 자발성과 창조성은 어느 어린이나 태어나면서 갖고 있기 때문.
최근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과 인터넷 사이트(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명심할 점은 장난감을 만드는 것도 놀이지만 장난감을 만든 뒤 놀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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