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남아共 신나는 뮤지컬 ‘우모자’ 공연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37분


아프리카의 강렬한 리듬을 맛볼 수있는 뮤지컬 `우모자`.  사진제공 서울예술기획
아프리카의 강렬한 리듬을 맛볼 수있는 뮤지컬 `우모자`. 사진제공 서울예술기획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뮤지컬 ‘우모자(UMOJA)’를 즐겁게 보는 방법은?

①좌석에서 엉덩이를 뗀다 ②자리에서 일어난다 ③무대 위 리듬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든다!

한국 관객은(특히 비싼 R석에 앉는 관객일수록) 너무 근엄하다. 지난 금요일(10월 29일) 공연에서도 2부 끝 무렵 외국인 관객들과 뒷줄의 젊은 관객만 일어나 열심히 몸을 흔들 뿐이었다. 하지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다른 관객들이 안 일어나서 나도 춤을 못 췄다’는 아쉬움을 담은 글이 적지 않다.

‘우모자’는 ‘함께 하는 정신’이라는 말뜻 그대로 무대 위의 리듬을 관객들이 마음으로 함께 느낄 때 아프리카의 열정을 100% 즐길 수 있는 작품.

특별한 줄거리 없이 남아공 부족사회 시절부터 악명 높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의 세월을 지나 오늘날까지의 역사가 춤과 음악의 변천을 통해 펼쳐진다. 중간중간 이해를 돕는 해설이 곁들여질 뿐 대사 없이 강렬한 리듬과 다이내믹한 춤, 그리고 노래로만 이루어진다.

40명의 남녀 배우들이 부족사회 시절 각종 제의(祭儀)에서 사용됐던 노래부터 스윙 재즈, 가스펠 합창까지 때로는 격렬한 춤으로, 때로는 서글픈 몸짓으로 들려준다. 이들이 ‘몸통’을 울려 아카펠라로 빚어내는 화음은 어느 악기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인간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준다.

가슴을 드러내고 춤을 추는 아프리카 여배우의 모습은 에로틱하기보다는 원초적 생명력이 느껴지고, 남자 운동선수만큼이나 굵은 여성 댄서의 허벅지가 브로드웨이 댄서의 ‘쭉쭉 빵빵’한 몸매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열정적인 춤을 보고 있노라면 “아프리카에서 리듬이란, 바로 삶 그 자체”라는 해설자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7일까지. 화∼금 오후 7시반, 토일 오후 3시 7시. 한전아트센터. 3만∼8만원. 02-3472-4480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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