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으로 투병중인 가수 길은정(44)이 자신의 고통스러운 심경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달 말 생애 마지막 음반이 될 ‘만파식적’을 발표한 길씨는 9일 KBS 홀에서 진행된 1TV‘열린 음악회’녹화에 앞서 잠시 인터뷰를 가졌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통증으로 인해 인간다움을 잃어버리기 전에 (저 세상으로) 가고 싶다. 허락만 된다면 안락사하고 싶다” 고 고백했다.
특히 “마지막 무대이니만큼 최선을 다하고 싶지만 암세포가 퍼져 노래를 부를때마다 너무 아프다”면서“그래도 가수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길은정의 ‘열린 음악회’ 출연은 그녀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KBS 제작본부 전진국 팀장에게 그녀가 직접 제안하여 성사된 것.
KBS홀은 지난 1986년 '가요톱10'과 1997년 '길은정의 빅쇼'등 그녀가 한창일때 MC를 봤던 곳이다.
이날 길은정은 올리비아 뉴튼존의 ‘ Let me be there’와 신보 ‘만파식적’의 타이틀곡 ‘난 널’ 두 곡을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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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동료가수 최성수의 부축을 받고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를 예정이었으나 리허설 중 악단에게 감사인사를 하려다 넘어져 통증이 심해지는 바람에 휠체어에 앉아 불러야 했다.
“무대에 서서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힌 그녀는 “서서 부르지 못하고 앉아있어 송구스럽다”며 “다시는 무대에서 인사를 드릴수 없을테니 제 마음을 모두 담아 부르겠다”고 말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공연이 끝난 후 통증이 심해진 길씨는 진통제 주사를 맞기 위해 응급실로 후송됐다.
9일 녹화된 길은정의 촬영분은 오는 21일 KBS 1TV ‘열린 음악회’를 통해 방송된다.
이유나 예스스포츠 기자 lyn@donga.com
이지영 예스스포츠 기자 garum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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