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개봉되는 영화 ‘DMZ, 비무장지대’의 이규형 감독(47)은 “25년 전 상황이지만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며 10·26 전후의 비무장지대(DMZ)를 떠올렸다.
군번 ‘64067402’의 이규형 일병은 1979년 10월 25일 입대 뒤 첫 휴가를 나왔다. 하지만 곧 ‘박정희 대통령 유고(有故)’라는 내용이 보도됐고 이 일병은 서둘러 부대에 복귀한다.
이 작품은 10·26에서 12·12까지 47일간 DMZ 내에서 벌어진 남북의 갈등을 다룬 드라마. 극중에서는 남북한 특수부대 침투요원이 철책선을 뚫고 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치열한 전투상황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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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지난달 26일 DMZ 3중 철책선이 뚫리는 충격적인 ‘실제 상황’이 발생해 관심이 증폭되었다.
“79년 상황은 절책선 절단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옆 사단에서는 북한 특수부대가 후방에서 철책선을 뚫은 뒤 대치하고 있던 남한 부대원 10여명을 살해하기도 했어요. 그 결과 그 지역을 담당하던 사단 전체가 교체되기도 했죠.”
40여분에 이르는 DMZ 내의 상황과 전투 신은 지난해 봄부터 1년간 강원 횡성군과 연천군에서 촬영됐다.
‘DMZ…’는 80년대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어른들은 몰라요’ 등 청춘 멜로 영화를 연출한 영화감독이자 일본대중문화 전문가로 활동해 온 그의 이력을 감안하면 의외가 아닐 수 없다.
그는 “내 경험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지만 정치, 사회적 상황 때문에 90년대 중반까지 제대로 된 군대 영화를 찍을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그 대신 그는 95년 ‘헝그리 베스트 5’로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 그러는 사이 99년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가 개봉됐다.
“‘…JSA’가 미스터리에 초점을 둔 반면 내 작품은 가장 첨예한 남북 대치의 현장에서 총을 든 채 생사를 넘나들 수밖에 없었던 남북의 젊은이들을 통해 그 시대를 파헤치는 영화입니다. 남북의 갈등뿐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남북이 하나 되는 화해의 메시지도 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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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 도쿄에서 첫 시사회를 가졌다. 메이저 배급사인 도에이가 약 3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부담한다. 댄스 듀오 ‘UN’의 김정훈과 뮤지컬 배우 출신의 박건형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이규형 감독 연출의 변=“25년 전 수색대원 근무시절 충격적 경험들… 생사를 넘나들 수밖에 없었던 남북한 젊은이들을 통해 그 시대를 파헤치고 싶었다.”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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