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어머나!”
책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팝업북(Pop-up Book·책장을 펼치면 그림이 튀어나오는 입체 책)이다.
첫 장을 넘기면 커다란 나무숲이 쓰윽 솟아오르고, 또 한 장을 넘기면 책 속에서 커다란 집이 만들어지면서 작은 창문과 대문 밖으로 거인처럼 커진 앨리스의 팔다리가 튀어나온다. 마술처럼 펼쳐지는 팝업들은 순식간에 아이들을 신기한 동화의 세계로 이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팝업북이 꽤 많지만, 이 책은 입체감과 정교함에서 단연 두드러진다(물론 단연 비싸기도 하다).
영어로 된 원본을 담은 오디오 CD가 부록으로 수록돼 있다.
앨리스가 어느 날 토끼를 따라 토끼 굴에 들어간 뒤 겪게 되는 흥미진진한 모험담 못지않게 아이들은 어떤 재미난 그림들이 펼쳐지게 될지 궁금해 한다.
정원사가 실수로 잘못 심은 하얀 장미에 빨간 페인트 붓질을 하면 순식간에 하얀 장미가 빨간 장미로 변하거나, 나무 숲 속에 숨겨져 있는 얼굴들을 찾는 재미 등 팝업 외에도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들이 구석구석 배치돼 있다.
총 6쪽의 페이지마다 커다란 메인 팝업 1개와 함께 이야기가 쓰인 6, 7쪽 분량의 소책자가 붙어있어 실제 분량은 40쪽이다. 소책자마다 3, 4개의 작은 팝업이 들어있어 전체적으로는 큰 팝업 6개, 작은 팝업 17개 등 총 23개의 정교한 팝업들이 숨어 있다.
가장 공을 들인 팝업은 마지막 페이지.
“당신은 단지 카드에 지나지 않아!”
앨리스가 하트의 여왕에게 소리를 지르자 트럼프 카드들이 하늘로 솟아올랐다가 떨어지는 장면. 이 팝업에는 트럼프 카드 두 벌에 해당하는 104장의 미니 카드가 사용됐다.
팝업을 만든 로버트 사부다는 ‘팝업북의 왕자’라고 불릴 만큼 미국의 대표적인 팝업북 아티스트로 꼽히며 팝업북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듣는다. 1994년 ‘크리스마스 알파벳’을 시작으로 ‘오즈의 마법사’ ‘크리스마스 전날 밤’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 팝업북으로 아이들과 어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 책은 영국도서관협회가 제정한 ‘케이트 그린웨이 메달’을 수상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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