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는 프로 기사들에게도 어렵다. 패를 들어가는 타이밍, 팻감의 크기와 순서, 패를 해소하는 시점에 대한 고도의 판단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들은 백 68의 팻감이 작은 곳처럼 보여 좌변 패를 해소하기 쉽다. 그러나 프로들은 68의 팻감은 무조건 받아줘야 한다고 여긴다. 흑의 유일한 보고인 하변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흑 71도 손해 팻감. 참고 1도 흑 1로 팻감을 써야 했다. 흑에게는 참고도가 실전보다 이후 팻감이 많이 나오고 집으로도 손해가 없다. 실전은 ‘가’로 젖히는 선수가 없어지면서 4집 손해를 봤다.
흑 77, 79는 팻감을 만들기 위한 사전공작이나 역시 상당한 손해.
마침내 흑은 81로 본격적인 패를 결행했다.
그러나 원 6단이 유리한 판세에 도취된 것일까. 백 86은 작은 팻감이다. 검토실은 당연히 참고 2도 백 1을 예상하고 있었다. 흑은 좌변 패를 해소할 수밖에 없는데 백은 13까지 우하귀를 뚫어 우세를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 3도 흑 4로 응수해도 백 9까지 살아 참고 2도와 비슷한 결과. 원 6단은 백 88이 선수여서 충분하다고 봤지만, 흑을 따돌릴 기회를 놓친 셈이다. 64 70 82…44, 67 73 85…○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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