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3社 오락프로 게스트모시기 전쟁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오락프로그램들의 ‘게스트 모시기 신경전’이 치열하다.
2일 SBS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화 밤 11:05)는 1주 전 예고한 ‘남희석 김제동 정선희 박준형 이윤석’의 ‘개그맨 특집 2탄’ 대신 ‘신화 염정아 이지훈’이 출연한 녹화방송을 내보냈다.
이날 같은 시간대에 처음 방영된 KBS2 ‘상상플러스’에는 가수 비와 배우 염정아가 나왔다. 염정아는 동시 출연한 셈이 됐고, 예고를 무시한 SBS에는 시청자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SBS 관계자는 “같은 출연진이 2주 연속 나가면 식상할까봐 방송 순서를 바꾼 것”이라며 “‘상상플러스’에 염정아가 나온다는 것은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KBS에서는 이날 처음 방영된 ‘상상플러스’를 겨냥한 물 타기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16일에는 노래 ‘B형 남자’를 부른 김현정이 두 프로그램에 동시 출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스타 모시기 싸움은 이들 오락 프로그램들이 언변이 좋거나 인기 높은 게스트들로 시청률을 높이려 하기 때문이다.
현재 여러 명의 게스트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KBS2 ‘상상플러스’ ‘해피 투게더’(목 밤 11:05), SBS ‘즐겨찾기’ ‘야심만만’(월 밤 11:05),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토 밤 10:35) 등. 이들 각 프로그램에는 고정 MC 이외에 3∼6명의 게스트들이 나오기 때문에 모시기 경쟁과 겹치기 출연이 불가피하다.
최근에는 12월 3일 개봉 예정인 영화 ‘까불지 마’의 주연 오지명을 둘러싸고 녹화와 방영을 먼저 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졌다.
KBS의 한 PD는 “인기 스타들이 상대 프로그램에 나온 뒤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아무래도 김이 샌다”며 “주간 화제를 낳는 스타들을 먼저 출연시키기 위해 매니저들에게 각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 연예인 매니저는 “상대 프로그램에 먼저 나가면 출연시키지 않겠다고 하는 PD도 있고, 아예 원하는 날짜대로 해줄 테니 맨 먼저 녹화하자는 제안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출연 영화의 개봉을 앞둔 배우들은 홍보를 위해 겹치기 출연을 감수하기도 한다.
○ 겹치기 출연-물타기 방송 등 진흙싸움
특히 언변 좋은 게스트들은 이들 프로그램의 섭외 0순위 후보들이다. 탁재훈 이휘재 조형기 MC몽 지상렬 조정린은 이들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는 게스트들.
‘야심만만’의 최영인 PD는 “정상급 스타 출연 외에 게스트의 조합도 매우 중요하다”며 “탁재훈-이휘재, 오지명-김흥국 등 호흡이 맞는 게스트가 함께 출연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오락 프로그램이 초래하는 시청률 경쟁과 스타들의 겹치기 출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황근 교수는 “말 잘하는 연예인 몇 명으로 시청률을 올리겠다는 안이한 제작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토크’ 등 특정 포맷이 인기를 끌면 무조건 따라가는 제작행태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월의 오락프로그램 게스트 출연 명단 | |||
프로그램 | 출연진 | ||
KBS2 ‘상상플러스’ | 비 염정아 이지훈(2일) | 채림 조혜련(9일) | 김현정 인순이 박화요비 김종국(16일) |
SBS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 | 신화 염정아(2일) | 남희석 김제동 정선희(9일) | 윤계상 김민정 김현정 조형기(16일) |
SBS ‘야심만만’ | 탁재훈 비 이휘재 김종국 이은주(1일) | 탁재훈 비 이휘재 김종국 이은주 엄지원(8일) | 오지명 노주현 김흥국 박미선 조혜련(15일) |
KBS2 ‘해피투게더’ | 염정아 이지훈 지석진(4일) | 오지명 김흥국 임유진(11일) | 윤계상 김민정 온주완(17일) |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 염정아 이지훈 조정린 고영욱(6일) | 13일 결방 | 비 윤계상 김민정(20일 예정) |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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