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宗家)의 비법’으로 다시 확인한 한국 김치의 우수성=한식요리 전문가로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숙년(金淑年)씨는 “우리나라 전통 김치의 특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김치 전문가들도 생각지 못했던 기법들도 있었다”며 “김치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특히 △배즙을 고아서 조청으로 만들어 넣은 김치 △산모와 아기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늙은 호박을 갈아 넣은 백김치 △바지락 국물 등을 사용한 김치 △젓갈 대신 생갈치 속살을 넣은 김치 등은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김치 명인’에 뽑힌 주부들이 담근 김치 맛의 비밀 중 일부는 오랫동안 종가에서 대대로 전해오는 비법들을 소개한 것이어서 전문가들의 주목을 끌었다.
‘생갈치 김치’를 내놓은 강선자씨는 “의령 남씨 종가 출신인 외할머니에게서 생갈치 비법을 배웠다”며 “갈치 비늘을 깨끗이 벗기면 비린내가 나지 않아 생김치로도 먹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긁은 김치’를 출품한 이종순씨는 “무 속을 긁어내 갖은양념으로 버무린 후 다시 무 속에 채워 넣는 ‘긁은 김치’는 나주 나씨 종가에서 대대로 전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의 ‘김치 지도’ 만든다=종가집 김치는 앞으로 매년 한 차례 김치 명인 선발대회를 열고 출품작 및 수상작들을 기초로 전국의 ‘김치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종가집 김치의 박재희(朴宰凞) 차장은 “같은 배추김치나 총각김치라도 지방에 따라 절임 정도나 절이는 방법 등이 다 다르다”며 “지역별로 김치 담그는 방법을 정리한 ‘김치 지도’를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종가집 김치에서 판매하는 김치는 남쪽 지방에 비해 소금 간이 약한 ‘서울 김치’에 가깝다”며 “수년간 응모한 작품들을 분석하면 지방별 김치의 특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종가집 김치는 이번 대회에서 뽑힌 김치들을 상품화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하고 출품작의 조리법(레서피)을 계량화하는 작업도 할 계획이다.
김치 명인에 뽑힌 주부들은 앞으로 ‘김치 홍보 대사’로 활동하도록 할 계획이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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