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오일’알고 써야 고소한 보약

  • 입력 2004년 12월 2일 16시 15분


《식용유 하면 백설 또는 해표 등 상호를 떠올리던 때가 있었다. 안다 싶으면 콩기름과 옥수수기름을 구분했을 정도.

그러나 요즘엔 국내산 수입산을 통틀어 식용유 종류만도 10개가 넘는다.

이 가운데서도 건강에 좋거나,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식용유가 인기다.

올리브유 포도씨유 카놀라유 등은 동맥경화증 예방효과가 있는 이른바 ‘몸에 좋은’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이고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등 ‘몸에 나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건강에 좋다고 해서 아무 요리에나 필요 이상으로 비싼 식용유를 사다가 사용하는 것은 낭비.

식용유도 요리 방법에 따라 적당한 제품을 골라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일반 콩기름은 비싼 식용유가 많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것처럼 인식되지만 사실은 장점이 많다고 CJ 정재호 팀장은 전한다. 콩기름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과 포화지방산의 비율은 한국영양학회가 정한 권장량에 가장 가깝다는 것. 시중에 나와 있는 ‘고급’ 식용유의 특징과 활용법을 알아본다.》

○ 올리브유:팩에 몇방울 똑똑… 촉촉한 보습효과

올리브유는 참살이(웰빙) 오일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올레산이 전체 지방산 가운데 65∼80%를 차지해 모든 식용유 가운데 가장 높다. 올리브유가 건강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무조건 비싸고 좋은 제품만 찾는 사람들이 많다. 베르톨리 마케팅팀 유경우 과장은 “요리의 특색에 맞게 올리브유를 등급별로 적당히 골라 쓰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올리브유는 ‘버진’이 붙은 것과 안 붙은 것으로 나뉜다. 버진 올리브유는 화학적인 정제 처리를 하지 않고 올리브 과실을 단순히 짜서 만든 것이고, 그냥 올리브유(퓨어 올리브유)는 맛이나 향이 다소 떨어지는 정제 올리브유에 버진 올리브유를 섞어 만든 것이다.

버진 등급 중에서는 엑스트라 버진이 가장 비싸고 좋다. 그러나 모든 요리에 쓰는 것은 맛을 위해서나 경제적으로나 바람직하지 않다. 엑스트라 버진은 샐러드나 빵을 찍어 그냥 먹어야 특유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발연점(기름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이 상대적으로 낮아 높은 온도에서 요리해야 하는 경우에는 적절하지 않다. 튀김이나 부침 등에는 퓨어 올리브유를 쓰는 게 낫다.

최근에는 올리브유가 다이어트와 변비 예방에 좋다고 해서 하루 1, 2스푼씩 먹는 사람들도 있다. 피부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각종 팩에 몇 방울씩 떨어뜨려 쓰면 보습효과가 있고, 머리를 감고 나서 두피와 머리카락 끝에 조금씩 발라주면 윤기가 난다. 피부 트러블이 있을 때 피부에 직접 발라주기도 한다.

○ 포도씨유:‘지글지글’ 튀김 부침 등 고온요리用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지하 스타슈퍼 고급식용유 판매량 가운데는 올리브오일이 80%, 포도씨유가 20%를 차지한다. 포도씨를 압착해서 만든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고시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면서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항산화작용이 있고 필수지방산을 공급해 주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올리브오일에 비해 같은 용량에 가격이 평균 5000원 정도 싸다.

발연점이 다른 기름에 비해 높아 튀김이나 부침 등 고온에서 요리할 때 쓰기 좋다. 보통 식용유는 한 번 튀김요리를 하고 나면 버리지만 포도씨유는 5, 6번까지 요리를 해도 괜찮다. 기름 특유의 느끼한 맛이 없어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기 좋고, 허브나 기타 향신료와 섞어 사용할 때 좋다. 음식점이나 식품회사에서 포도씨유를 넣어 만든 요리나 가공식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포도씨유는 기름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끈적이지 않아 미용 오일이나 천연 비누 재료로도 널리 쓰인다.

○ 카놀라유:노화방지 토코페롤 양 많은 고급유

캐나다에서 개발된 카놀라유는 건강을 증진시키는 기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미국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유기농전문점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다. 카놀라는 1978년 캐나다에서 품종 개량을 통해 건강에 좋지 않은 성분을 최대한 줄인 새로운 유채 품종. 시중에 나와 있는 채종유와는 다르다. 카놀라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포화지방산이 모든 식용유 가운데 가장 낮고 올레산 함량도 60%로 올리브유 다음으로 높다. 이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심장병 암 당뇨병 고혈압에 걸릴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물질인 토코페롤의 양도 많다. 샐러드나 튀김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글=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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