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감성매트릭스/한국인은 일상파…트렌드 리더 추종

  • 입력 2004년 12월 9일 16시 23분


가지고 있거나 갖고 싶은 제품의 브랜드를 통해 감성 스타일을 알아보는 ‘이모셔널 프로그램’은 정보공학연구소가 펴낸 ‘감성 마케팅, 잠든 시장을 깨운다’라는 책에 소개돼 있다. 이 책은 일본 사카이 나오키 씨의 ‘이모셔널 프로그램 바이블’을 번역한 후 한국적인 상황에 맞게 추가하거나 재조정한 것이다.

○ 감성 매트릭스

각각의 매트릭스는 각 브랜드를 소비하거나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의 감성적 성향을 나타낸 것이다. 연예인 역시 연예인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라 그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구분됐다.

자동차, 구두, 핸드백, 술, 연예인 등 5가지 종류의 상품이 나온 매트릭스 위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고른다. 각 매트릭스에서 고른 브랜드의 위치가 서로 비슷한 부근에 있다면 당신의 감성은 어느 정도 일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다음 왼쪽 페이지에 있는 자신의 스타일과 비교해본다.

술 매트릭스에서 소주가 빠진 것은 연령대나 감성과 무관하게 모든 계층에서 두루 소비되기 때문이다. 중국 고량주인 이과두주가 젊은이 쪽으로 내려와 있는 것은 값이 싸기 때문에 젊은 층에서도 부담 없이 소비를 하고 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 한국적인 특징

선호 브랜드는 무의식 속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 전체의 특징에 영향을 받는다.

BMW 3시리즈의 경우 독일이나 일본에선 40대가 주요 고객인데 비해 한국의 주요 고객은 30대다. 이 때문에 한국의 40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BMW 3시리즈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 한국에는 실용성을 기준으로 외국 승용차를 구입하는 계층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수입차는 가격대와 상관없이 매트릭스 전체에 고르게 분포돼 있지만 국산차의 경우는 비싼 것일수록 왼쪽 위에 놓여 있다.

매트릭스는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나타낸 것이다. 업체에서 생각하는 타깃 고객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샤넬 가방은 보수적이고 나이 든 쪽에 위치했지만 홍보 담당 함혜원 씨는 “샤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샤넬이 클래식한 브랜드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무척 감각적이고 젊은 소비자 층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주관과 일관성이 문제

한국인의 소비 성향을 조사한 정보공학연구소의 김경균 소장은 “한국에선 아직도 ‘일상파’가 많다”고 말했다. 자신의 감성에 대한 뚜렷한 주관이 없다는 뜻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의 바이어 우희원 씨도 “보통 사람들은 여전히 트렌드 리더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사람들은 또 선호하는 브랜드에 대해 감성적인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축가나 화가, 디자이너 등 일에 창의성이 필요한 전문 직업인들은 브랜드의 감성 위치가 거의 비슷한 지점에 모여 있다. 김 소장은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자신의 감성 코드에 맞는 브랜드를 스스로 조합하고 편집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를 통해 본 감성 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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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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