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멧돼지를 잡아라’…입장 바꾸니 이해 되네

  • 입력 2004년 12월 10일 16시 40분


◇멧돼지를 잡아라/한정기 글 황보순희 그림/151쪽·8000원·다섯수레(초등 고학년)

누군가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은 스스로 상대방의 처지가 되어 보는 것이다. ‘역할극’이 갈등 해소에 활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책은 다리를 쓰지 못하는 친구 동식을 이해하지 못하던 민수가 잠시나마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동식의 아픔을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초등학교 5학년인 동식은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뒤 성격이 삐딱해진다. 친구들의 호의를 퉁명스레 거절하는 그에겐 어느 새 ‘고집불통 멧돼지’라는 별명이 붙는다.

어느 날 사고로 두 팔이 부러진 민수는 깁스 때문에 불편한 것보다 외톨이가 된 느낌이 더 서럽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위로해 주던 친구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들끼리 노느라 바쁘다. 민수는 자신을 놔두고 외출한 엄마에게 퉁명스럽게 대하고 일부러 엄마가 싫어하는 행동들을 골라서 한다.

민수의 행동에서 동식의 모습을 읽어냄으로써 아이들은 이 동화를 통해 장애인이나 외톨이, 나아가 사회적 약자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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