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강산업과 뗄 수 없는 이름이 된 인물의 평전. 청년장교 박태준을 철의 길로 나아가게 한 요인은 일본 와세다대 공대와 미국 육군부관학교에서 배운 공학과 경영학 지식, 철강 선진국인 일본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곁눈 돌리지 않는 직선적인 성격이었다.
통치권자의 기대대로 그는 불도저처럼 앞을 향해 나아갔다. 포항제철 건설현장의 파일이 잘못 박히면 뽑아냈고, 완공을 앞둔 공장도 부실공사일 경우 폭파를 주저하지 않았다. 포철은 가동 여섯 달 만에 12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1980년 신군부 등장 이후의 정치 참여에 대해 저자는 ‘울타리론’으로 그의 심경을 설명한다. 포철을 든든히 지켜주었던 외부의 울타리가 사라졌을 때, 자신이 울타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소설가인 저자는 주인공과 8년 동안 대화를 펼치며 그의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힌다. 2000년 국무총리 직을 물러난 뒤 포스코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주인공은 포항공대에서 15일 이 책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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