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동화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행’

  • 입력 2004년 12월 17일 16시 39분


동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로 유명한 독일 하멜른의 중심가를 ‘피리부는 사나이’ 로 분장한 주민과 쥐 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즐거운상상
동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로 유명한 독일 하멜른의 중심가를 ‘피리부는 사나이’ 로 분장한 주민과 쥐 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즐거운상상
◇동화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행/이형준 글·사진/269쪽·1만4000원·즐거운상상

‘산타를 믿지 않는 순간부터 인생은 내리막길을 달리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말에 따르면, 지금 당신의 인생은 내리막길인가? ‘그렇다’고 인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 저자의 안내를 받아 핀란드 로바니에미로 가보자. 그곳에 ‘진짜’ 산타가 산다니까.

도심에서 8km 북쪽에 산타 마을이 있다. 마을 입구에는 ‘이곳이 북극권’이라는 푯말과 산타 마스코트가 보인다. 산타 우체국을 지나 커다란 광장에 이르면 ‘산타 오피스’가 나타난다. 산타클로스는 그곳에서 희고 긴 수염을 어루만지며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성탄절에는 바쁘니까 만나기 힘들지 않을까? 글쎄….

이번에는 배를 타고 옆 나라 스웨덴으로 가 보자. ‘나는 삐삐 롱스타킹∼.’ 흥겨운 노래가 떠오르지 않는가. 벡시외라는 도시의 시청 광장에 가면 TV에서 본 삐삐의 마을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여름이면 삐삐 연극제와 ‘삐삐 닮은 아이 선발대회’도 열린다나.

독일 여행 중 마르부르크에서 발견한 한 장의 작은 포스터가, 인생을 동화처럼 바꾸어 놓았다고 사진가인 저자는 말한다. 포스터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일요일 오후 2시, 브레멘 시청 광장에서 동물음악대 야외극을 공연합니다.’ 그는 브레멘으로 달려가 야외극을 보았고, 가슴 깊이 그 정겨운 풍경을 새겨 두었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가족과 함께 다시 와야지.’ 그리고 책에서만 만났던 동화의 고향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무대인 스위스 마이엔펠트에서는 하이디의 친구 피터가 편지를 받으러 뛰어다녔던 학교와 교회 거리를 걸었고, 하이디와 피터의 인형이 전시된 ‘하이디 하우스’ 사진을 찍었다.

이탈리아의 피노키오 마을과 라푼첼이 살았던 독일 트렌델부르크 성, ‘피리 부는 사나이’ 축제가 매년 열리는 독일 하멜른도 빼놓지 않았다.

영국 런던에 가서는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를 탔던 킹스 크로스 역을 찾았다. 해리가 벽을 향해 눈을 질끈 감고 달려갔던 ‘9와 3/4’ 승강장 표지도 틀림없이 그곳에 붙어 있다.

저자는 동화 마을에 사는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곳을 아름답게 가꾸어 놓았다고 말한다. ‘크고 작은 동상과 풍차, 오두막, 공원 등 대부분의 조형물과 기념관이 주민들의 성금으로 지어졌다. 동화의 주인공이 살았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동화를 사랑하고 이를 큰 자랑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동화 속 마을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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