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癌 잘걸리는 비밀’ 풀었다

  • 입력 2004년 12월 27일 03시 01분


나이가 들수록 암에 잘 걸리는 이유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조선대 단백질소재연구센터 유호진(柳昊陳·43·사진) 교수 연구팀은 26일 나이가 들어 세포분열 능력이 떨어지면 유전자 복구시스템도 함께 붕괴돼 암 발생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셀 바이올러지(Nature Cell Biology)’ 1월호에 ‘이달의 가장 중요한 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사람 세포 내 ‘Bcl-2’라는 단백질이 한편으로는 세포분열을 억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유전자 돌연변이의 복구시스템을 붕괴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 교수는 “정상세포는 흡연 스트레스 등 외부의 유해인자에 의해 손상되면 유전자 복구시스템이 가동돼 암이 발생하지 않지만 Bcl-2 등의 작용으로 복구시스템이 망가지면 암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 세포분열이 멈추면 유전자 복구능력 또한 사라져 암이 잘 발생한다는 것.

그는 또 “노화에 따른 암 발생을 막기 위해 유전자 복구시스템을 활성화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상세포는 분열을 거듭하다 노화되면 분열 횟수가 줄어들면서 사멸하지만 암은 세포가 분열을 멈추지 못하고 무한증식을 거듭함으로써 발생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세포는 분열이 줄어들기 때문에 암에 잘 걸리지 않아야 하는데 늙을수록 오히려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은 오랫동안 학계에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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