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에 詩人꿈 이룬 행복한 청원경찰 김우정씨

  • 입력 2004년 12월 29일 18시 17분


‘사람의 삶 모두가 밧줄이다/자기 쪽만의 이익을 쫓는 밧줄을 가지고/잡아당기다가 힘에 부치면 놓아버린다…보이지 않는 밧줄은 팽팽한 긴장감만 감돌 뿐/선창가 밧줄처럼 느슨해지는 여유로움이 없다….’(‘밧줄’ 중에서)

17년째 서울시청 청원경찰을 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한 김우정(金宇晶·50·사진) 씨가 인천 소래포구 선창가를 바라보며 지은 시다.

그는 월간문예지 ‘문학세계’에서 주최한 시인상 공모에 당선돼 내년 1월호 ‘문학세계’에 ‘밧줄’ 등 그의 자작시 4편이 실렸다.

김 씨는 29일 “시 청사 경비와 집단민원을 담당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틈틈이 글로 옮겼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 진도의 한 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평소에 글쓰기를 좋아했다. 천상병(千祥炳)의 ‘귀천’, 김춘수(金春洙)의 ‘꽃’을 읽으며 시인을 꿈꿨다.

그는 1979년부터 5년간 교정직 공무원(교도관) 생활을 했고 1987년 서울시 청원경찰이 된 뒤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시를 썼다.

언론사 신춘문예에 수차례 응모했으나 낙방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시가 주최한 ‘서울이야기’ 시·수필 공모전에서 자작시 ‘청계천이 웃는다’로 입상하기도 했다.

김씨는 “앞으로도 누구나 편안하게 공감할 수 있는 시나 수필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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