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올 최고 유행어는 ‘그런거야’

  • 입력 2004년 12월 30일 17시 51분


‘그런거야’ ‘사실이야 진짜야’ ‘이 안에 너 있다’ ‘애기야 가자’ 등 올해 방송 연예계에도 여러 유행어가 나왔다. 올해 연예계에서 퍼진 유행어와 속뜻을 정리했다.

○‘그런거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에서 군대 상급 병사가 하급 병사의 말꼬리를 잡으며 괴롭히는 상황에서 쓰는 말.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의 ‘올해 최고의 유행어’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예를 들어 “‘군대생활이 어렵지’(상급자), ‘아닙니다 괜찮습니다’(하급자) 요즘 군대 생활 편한거야, 그런거야(상급자)”하는 식이다. 무슨 말을 해도 말꼬리를 잡는 이 말은 상대를 미심쩍어하는 불신(不信) 풍조를 반영했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 나온 ‘사실이야, 진짜야’도 비슷한 뉘앙스를 가진 유행어가 됐다.

○‘애기야 가자’, ‘이 안에 너 있다’

‘애기야 가자’는 올해 여름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기주(박신양)가 태영(김정은)에게 한 말로, 보호받고 싶은 여성의 본능을 자극했다. 사랑을 위해 ‘닭살 표현’도 서슴지 않는 신세대의 솔직함을 반영했다는 풀이다. 같은 드라마에서 이동건(수혁)이 태영에게 자기 가슴을 가리키며 말한 ‘이 안에 너 있다’는 최고의 로맨틱한 표현으로 다양하게 패러디됐다.

○‘그때 그때 달라요’

‘웃찾사’의 개그 듀오 ‘컬투’(정찬우 김태균)가 엉터리 영어 해석을 하다가 말문이 막힐 때 쓴다. 어느 상황에서나 써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원칙 없이 흔들리는 정치권과 사회를 비아냥거리는 의미로도 통했다.

○‘뭡니까, 이게’

KBS2 ‘폭소클럽’에서 동남아 노동자인 블랑카(정철규)가 부당한 대우를 하는 한국 ‘사장님’에게 항변할 때 쓰는 말. 외국인 노동자의 서글픈 현실을 빗댄 것이지만 부조리하고 답답한 우리 현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때 자주 쓰였다.

○‘생뚱맞죠’

‘컬투’가 ‘그때 그때 달라요’와 함께 유행시킨 말. 하는 말과 행동이 상황에 맞지 않고 엉뚱하다는 사전적 의미처럼 비합리적인 일이 자주 일어나는 사회 현실을 꼬집었다.

○‘뭐 타는 냄새 안나요’

MBC 드라마 ‘불새’에서 정민(에릭)이 지은(이은주)에게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말. 어리둥절해 하는 여자에게 에릭이 ‘당신을 향한 내 가슴이 불타고 있는데…’라고 말한다.

○‘아자, 아자, 파이팅’

KBS2 드라마 ‘풀하우스’에서 지은(송혜교)이 애교있게 외쳤던 말. 최악의 경기 불황과 급증하는 실업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에게 힘을 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거 마데겁니다’

‘개그콘서트’에서 인기 상승 중인 안어벙이 ‘Made’를 글자 그대로 ‘마데’라고 읽는 말이다. 엉터리 영어를 거리낌없이 말함으로써 영어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후련함을 안겨줬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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