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관장은 “조선시대에 그림 속의 닭 볏은 출세를 뜻했다”며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앞날이 트이고 만사형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닭 그림을 공부방 벽에 붙여놓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에 있던 민화 전문 에밀레박물관이 20여 년 전 충북 보은군으로 옮겨 갈 때 이 박물관 조자룡 관장(작고)이 목판화이니 출판박물관에서 소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의해 구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민화 전문가인 서울 가회박물관 윤열수 관장은 “조선시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보면 새해가 되면 부적으로 그린 호랑이는 대문에, 개는 광문에, 해태는 부엌문에, 닭은 중문에 붙인다는 대목이 있다”며 “우뚝 선 이 장닭 그림은 액막이와 집안 융성을 바라는 마음이 크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닭 그림이 새겨진 이 목판에는 앞뒤 아래위로 호랑이 개, 해태까지 그려져 독특한 가치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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