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새해 가볼만한 전시회

  • 입력 2005년 1월 4일 17시 46분


제주의 중산간 마을을 찍은 김영갑 씨의 작품.
제주의 중산간 마을을 찍은 김영갑 씨의 작품.

새해 벽두부터 풍성한 미술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가볼 만한 전시 4제를 소개한다.

○ 김영갑 사진전

20여 년 동안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온 사진작가 김영갑 씨(47)가 6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며 찍은 사진들을 10∼15일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 전관(02-2000-9736)에서 선보인다. 제주의 오름과 주변이 억새,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서정적 풍광을 카메라에 담은 신작 70여 점이 나온다. 온몸 근육이 마비돼 죽음에 이르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김 씨는 현재 온몸이 바짝 말라 전화조차 받기 어려운 상태. 그는 전시회에 부치는 글을 통해 “모두의 사랑과 채찍이 헛되지 않도록 삶의 열정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발칸 현대미술전

우리에게는 낯선 발칸지역의 현대미술이 소개되는 굵직한 전시가 두 곳에서 잇달아 열리고 있다. 발칸은 이젠 역사책에만 남아있는 구 유고슬라비아 지역. 개별 국가들의 독립과정에서 불화, 분단, 적대가 심했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동적 역사 덕분에 현대미술의 새로운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 마로니에미술관(02-760-4603·2월 3일까지)과 서울 인사동 인사미술공간(02-760-4722·16일까지)에서 동시에 전시 중인 ‘새로운 과거’ 전에는 발칸지역 작가들과 국내 작가들이 이 지역의 역사를 화두로 한 평면, 미디어 작업을 펼친다.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02-379-3994·23일까지)에서 열리는 ‘발칸-오키나와-코리아’전은 발칸과 한국이란 두 개의 반도와 열도인 오키나와를 연결한 또 하나의 현대미술전. 지정학적 문화적 접경지대인 세 지역이 근대화 과정에서 극심한 전쟁을 치렀고 냉전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점을 공통점으로 지목하면서 이것이 현대미술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보여준다. 글로벌 시대에 세계를 보는 눈을 넓혀주는 전시들이다.

매주 토 오후 2, 5시 서울 동숭동 문예진흥원 세미나실에서는 발칸 영화 ‘아빠는 출장 중’ ‘카바레 발칸’ ‘티토와 나’도 상영된다.

○ 안병석 전

안병석 작 '바람결'(2004년).

○ 안병석 전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이 인근에 새 건물을 짓고 이전한 뒤 이를 기념하는 ‘안병석’ 전을 3월 3일까지 연다. ‘바람결’ 시리즈로 유명한 그의 작품은, 하나의 색채 면을 구성하고 다시 그 위에 다른 색채 면을 덧씌우는 과정을 반복한 다음, 날카로운 연장으로 화면을 긁거나 새기는 작업으로 이뤄진다. 근작 30여 점이 나온다. 02-544-8489

○ 닭 그림 전

민화작가 서공임 씨가 닭띠 해를 맞아 서울 종로구 중학동 한국일보사 1층 갤러리에서 힘차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면서도 아기자기한 잔정으로 가득한 닭 그림들을 선보인다. 2월 13일까지. 02-724-2882∼3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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