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오션스 트웰브’…몸값만 1억달러 스타들이 뭉쳤다

  • 입력 2005년 1월 5일 18시 04분


사진제공 올댓시네마
사진제공 올댓시네마
《7일 개봉되는 ‘오션스 트웰브(Ocean's Twelve)’는 ‘오션스 일레븐’(2002년)을 연출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내놓은 속편.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줄리아 로버츠 등 전편의 스타 군단에다 캐서린 제타 존스,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을 보태 더 화려하고 떠들썩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브루스 윌리스까지 깜짝 출연한다). 이 ‘화려한 만찬’에 초대받은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100%의 만족감을 준다. 하지만 만약 이 밥상에서 뭔가 먹을 만한 걸 찾는다면 영화는 50%의 만족감만 줄지 모르겠다.》

전편에서 오션(조지 클루니) 일당에게 1억6000만 달러를 털린 카지노 거물 테리(앤디 가르시아)가 오션 일당 11명을 샅샅이 찾아낸다. 그들의 목숨을 위협하며 이자까지 쳐서 되갚을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나눠 가졌던 돈은 바닥난 상태. 그들은 할 수 없이 한 번 더 ‘한탕’을 모의하지만, 멤버의 주축인 러스티(브래드 피트)의 옛 연인이자 유능한 경찰 수사관인 이사벨(캐서린 제타 존스)이 이들을 뒤쫓는다. 오션 일당은 오션의 아내 테스(줄리아 로버츠)를 열두 번째 멤버로 끌어들인다.

○ 치밀한 범죄게임 기대 금물

‘오션스 트웰브’는 기고만장(?)한 제목이 벌써 말하지만, 전편과 같은 치밀하고 지능적인 범죄게임을 보여주기보다는 스타들 스스로를 위한 한바탕 ‘난장’에 가깝다. 영화는 행동 대신 수다를, 극중 캐릭터 대신 실제 ‘그 배우’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극적 긴장이 떨어지는 이 영화에서 오션 일당이 ‘착하게도’ 테리에게 돈을 되갚아야 할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 이들이 벌이는 ‘한탕’의 수준이 그리 지적이거나 정교하거나 속도감 있는 것도 아니다. 테스가 ‘할리우드 스타 줄리아 로버츠’를 가장해 보물이 놓인 박물관에 무사히 침투하는 모습은 기상천외하다기보다 황당무계한 쪽이다.

○ 스타들과 매혹적인 관광지 데이트

하지만 이 속편이 진정 내세우는 건 자잘하지만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빅 스타들의 농담(오션은 “내가 정말 50세로 보이냐?”는 실없는 질문을 유머랍시고 해댄다) 행진과 그들이 한데 모이는 것 자체로 만들어지는 강력한 파장의 축제적 분위기인 것이다. 암스테르담, 파리, 로마의 꿈같은 관광지들을 배경으로 스타들이 유유자적 놀러 다니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즐길 만한 가치가 있다.

아무리 그래도 실제 임신 상태였던 줄리아 로버츠는 캐서린 제타 존스와 자존심 대결을 벌이기엔 안쓰러울 만큼 허기진 얼굴과 피부와 표정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긴 줄리아 로버츠의 상태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줄리아 로버츠가 나온다는 게 중요한 거지. 12세 이상 관람 가.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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