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극장’은 MBC의 대표적 단막극으로 신인 PD와 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1991년 7월 처음 방송된 이후 평균 10% 초반의 시청률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KBS2 ‘VJ특공대’와 지난해 10월 시작된 SBS 드라마 ‘아내의 반란’ 등에 밀려 시청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2월 방송되는 네 편의 ‘베스트극장’에는 드라마 ‘불새’의 오경훈 PD와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김인영 작가 등 그동안 탄탄한 기량을 보여 온 PD와 작가들의 작품이 이어진다.
MBC는 지난해 12월 낮은 시청률을 이유로 ‘베스트 극장’을 토요일 심야시간대로 이동시키려 했으나 드라마국 PD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올해 3월 봄 개편 때까지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드라마국 PD들은 “MBC 드라마의 주춧돌인 ‘베스트극장’ 없이 드라마의 미래는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에 역량 있는 PD들이 ‘베스트 극장’에 잇따라 참여한 것도 봄 개편을 앞두고 ‘베스트 극장’의 의미를 안팎으로 널리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2월 4일 방송되는 ‘매직 파워 알코올’(연출 이윤정·극본 최고은) 편에는 탤런트 김민선과 ‘신화’의 김동완이 출연한다. 11일 방송은 오 PD와 KBS ‘두번째 프러포즈’의 박은령 작가가, 18일에는 ‘12월의 열대야’의 이태곤 PD와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김 작가가 호흡을 맞춘다. 25일 방송은 ‘아일랜드’의 김진만 PD가 연출을 맡는다. 이들 작품에는 톱 탤런트들도 출연할 예정이다.
MBC 드라마국 이재갑 국장은 “PD와 작가들의 자발적 참여는 MBC 드라마의 전반적인 침체에 위기의식을 느낀 제작진의 마인드 변화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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