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서]연극 ‘신의 아그네스’ 취소 소동

  • 입력 2005년 1월 6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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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부터 팔고 보자?

연극 ‘신의 아그네스’ 기획사는 최근 주연배우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티켓부터 판매했다가 결국 배우 캐스팅을 못해 공연을 취소하고 환불하는 소동을 벌였다.

다음달 5일 막을 올릴 예정이던 ‘신의 아그네스’의 기획사는 주연인 ‘아그네스’ 역의 캐스팅이 안 된 상태에서 인터파크 등 주요 공연 예매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12월 14일부터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총 260여 장의 티켓이 팔려 나갔다.

그러나 주연 아그네스 역을 맡을 여배우를 비롯해 등장인물 세 명 중 두 명의 캐스팅이 무산되면서 연극이 아예 막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이 연극의 기획사인 모아 측은 4일 모든 예매사이트에서 ‘신의 아그네스’ 예매를 철회하고 현재 환불을 진행 중이다.

모아 측은 “1월까지는 배우들의 캐스팅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해 미리 티켓을 판매했는데 예상했던 것과 달리 배우들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 결국 공연을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예인 위주의 콘서트에서 종종 졸속기획이나 연예인과의 계약문제로 공연이 취소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연극에서 이 같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공연계 관계자는 “‘신의 아그네스’가 흥행이 될 것 같으니까 기획사 측에서 욕심을 부린 것 같다”며 “결국 작품을 믿고 예매한 관객만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신의 아그네스’는 최근까지도 ‘인터파크’에서 연극 티켓 판매 2, 3위를 할 만큼 관심을 모았음에도 기획사 측은 예매사이트를 통한 공식 사과는 물론 공연 취소 안내조차 하지 않았다. 기획사의 이 같은 안일한 태도와 과욕은 연극을 사랑하는 많은 관객의 신뢰를 앗아가고 가뜩이나 힘든 연극계를 더 어렵게 하지 않을까.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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