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과학잡지 ‘신약과 치료’에 연재된 ‘세포신사록(紳士錄)’을 이와나미(岩波) 서점에서 새롭게 엮은 책이다. 우리 몸속에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세포들의 다채로운 개성을 포착해 이를 다양한 비유를 곁들여 소개한다.
피부 아래나 장기의 틈에 존재하기 때문에 강한 압력에도 멋대로 이동하지 않도록 가느다란 콜라겐 섬유로 고정된 지방세포는 ‘레이스 짜기의 명인’이고, 표피에 대기하고 있다가 항원이 침투하면 이를 섭취한 뒤 림프샘 기관으로 이동해 보고하는 수상세포는 ‘신출귀몰한 닌자’다. 뇌 아래쪽 콩알 크기로 붙어 있는 뇌하수체 전엽을 구성하는 세포는 내분비계를 총괄하는 왕족이고, 이자에 흩어져 있는 랑게르한스섬 β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이면서 뇌하수체 전엽의 지배를 받지 않는 도도한 귀족이다.
각 세포를 전자현미경으로 실감나게 촬영한 사진을 곁들여 이해를 도왔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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