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하는 DIY]홍석빈씨 ‘아내에게 바치는 요리’

  • 입력 2005년 1월 13일 15시 55분


전채요리=파마햄 슬라이스 3장, 모차렐라 치즈 10g, 멜론 1/8쪽, 샐러드, 발사믹 소스
전채요리=파마햄 슬라이스 3장, 모차렐라 치즈 10g, 멜론 1/8쪽, 샐러드, 발사믹 소스
《이번 DIY 코너에서는 딜로이트 컨설팅 홍석빈 부장(34)이 아내 전지혜 씨(29·서울 남정초등학교 교사)를 위해 음식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롯데호텔 이병우 총주방장의 지도로 만든 것은 양식 코스 요리. 남편과 외식하는 줄 알고 호텔에 도착한 아내는 남편이 직접 만든 음식, 미리 준비해 온 직접 쓴 편지 앞에서 결국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 멜론, 파마햄, 모차렐라 치즈를 이용한 전채 요리

오후 3 시. 홍 씨가 셔츠 윗단추와 넥타이를 풀고 앞치마를 둘렀다.

얇게 저민 파마햄으로 멜론 아랫부분을 감싸고 모차렐라 치즈와 준비한 샐러드를 보기 좋게 장식한 뒤 발사믹 소스로 마무리만 하면 된다.

멜론은 껍질을 잘라낸 뒤 가운데를 한 번 썰어 접시 위에 세웠다.

파마햄으로 감싼 멜론과 샐러드를 접시 위에 배열하라는 이 씨의 주문에 따라 홍 씨는 접시 양쪽 끝에 대칭된 형태로 멜론을 두고 가운데 샐러드를 놓았다.

“창의적이며 논리적이군요. 훌륭해요.”(이 씨)

수프=단호박 50g, 양파 10g, 닭육수 100mL, 소금
○ 단호박 크림 수프

단호박 크림 수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파를 잘게 썰어 팬에 볶아야 했다. 동치미 무처럼 썬 단호박과 닭고기 육수를 팬에 붓고 30분 정도 호박이 익을 때까지 끓인 다음 믹서에 갈아 체에 걸러 냈다. 간은 소금으로 맞췄다.

여기서 가장 어려운 것은 양파 잘게 다지기. 이 씨가 가르쳐 준 방법은 이렇다.

2등분한 양파에 잘게 칼집을 낸 뒤 90도 방향을 틀어 다시 잘게 채 썬다. 양파를 쥔 손의 손가락을 안으로 오그려 손등 쪽 마디와 칼의 넓은 면이 맞닿아야 안정감 있다.

도마를 받친 홍 씨의 손에서는 결혼반지가 반짝 빛났다.

메인요리=닭가슴살 150g, 생크림 100mL, 쌀 30g, 양파 10g, 표고버섯 40g, 화이트 와인 40mL
○ 크림소스의 닭가슴살 요리와 버섯 리조토

닭고기 가슴살을 분리하고 뼈는 끓여 육수로 사용한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열을 가해 닭고기가 갈색이 되도록 익힌다.

이 씨의 주의사항 한 마디. “닭고기는 섬세하게 다뤄야 해요. 웰던(well-done)은 절대로 안돼요. 앞뒤 각각 3분씩만 익히세요.”

한편 얇게 썬 표고를 팬에 볶다가 불린 쌀을 넣은 뒤 육수를 부어가며 익힌다.

소스는 다진 양파를 팬에 살짝 볶다가 화이트 와인을 넣고 졸인 뒤 생크림을 넣어 5분간 더 졸여 체에 거르면 된다.

홍 씨가 리조토(쌀 익은 것)를 원형틀로 찍어내 그릇에 담고 닭가슴살을 올린 다음 소스를 뿌리자 드디어 메인디시 완성!

그가 “조리의 마지막 과정에도 버터를 녹여 넣는군요”라고 말을 건네자 이 씨는 “음식의 풍미를 위해서”라고 답했다.

치즈요리=카망베르 치즈 30g, 포도알 3개, 오일, 식초 약간
○ 포도를 곁들인 카망베르 치즈

카망베르 치즈를 4분의 1 크기로 잘라 팬에 살짝 익히고 포도알은 4등분한 뒤 오일, 식초로 살짝 버무린다.

“카망베르 치즈는 그냥 먹는 것보다 살짝 데우면 훨씬 맛이 좋아진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 전자레인지에 잠깐 데우는 것도 편리하다.

홍 씨는 “아내가 치즈를 무척 좋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기뻐했다.

디저트=딸기 아이스크림 1스쿱, 딸기 3개, 레드와인 20mL, 설탕, 녹말가루 2티스푼.
○ 와인 소스와 딸기를 곁들인 아이스크림

홍 씨는 레드 와인을 불에 졸이는 조리법을 처음 알았다고 했다.

“3분간 졸인 뒤 설탕을 약간 넣고 녹말가루를 넣어 끈적끈적하게 만들면 됩니다.”(이 씨)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30년 가까운 경력의 이 씨가 설탕 대신 소금을 넣은 것이다. 주방에서는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와인 소스를 담은 그릇에 딸기와 아이스크림을 얹으니 코스요리 전체가 끝났다.

○ 서프라이즈 파티

음식 만들기가 끝난 뒤 롯데호텔 35층 양식당 쉔브룬 퀸스룸에 홍 씨의 아내가 도착했다. 오후 5시 반. 앞치마를 두른 남편을 발견한 아내. “당신, 여기서 뭐해요?”

이내 아내의 표정에는 세상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감이 둥실 떠올랐다. “감사합니다. 행복하고 따뜻하게 잘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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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 다음달 4일자에는 식물을 다듬어 장식품으로 만드는 ‘토피어리’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토피어리 만들기에 도전하실 분은 위크엔드(weekend@donga.com) 앞으로 참가를 원하는 사연과 연락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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