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토기를 수집하지 않고 그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했더라면 아마 꽤 큰 빌딩 같은 것을 가지고 노후를 안락하게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나의 선택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높은 관직에 올라 출세한 친구도, 큰돈을 모아 부자가 된 이웃도 부럽지 않다.”
토기전문박물관을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30년 가까이 1580점의 토기를 수집해 2000년 이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최영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66)은 이렇게 자신의 토기 사랑을 토로한다. 1973년 ‘사법부 파동’의 주역으로 해직판사가 된 그는 인권변호사로 활약하면서 골동품 수집 재미에 빠졌다가 한국 토기들이 한국인들의 무관심 속에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1983년부터 토기 수집에 매달렸다. 인권변호사로서 격랑의 삶을 헤쳐 오면서 그의 삶에 충만한 기쁨을 안겨준 토기 수집의 묘미가 가득하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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