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는 “1집에선 좋아하는 가수를 따라 하며 목소리를 만들었지만, 2집에서는 편안하게 발성하는 법을 터득해 내 색깔에 대한 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알맹이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어요. 굵은 음색을 자제하고 감성을 살리면서 저만의 목소리를 찾았거든요. 굵은 목소리만 강조하면 단조로운 것 같아서요. 단 음식을 너무 먹다보면 단맛을 잘 모르잖아요. 맛을 내기에 적당한 목소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2집의 제목은 ‘우츄프라카치아’. 김하인의 같은 제목의 소설에 나오는 상상 속의 식물로 만지면 죽지만 같은 사람이 다시 만지면 살아난다. 지난해 11만 장이 팔린 첫 음반에 이어 팬의 사랑을 다시 원하는 테이의 소망이 깃든 제목이다.
2집에 수록된 14곡은 비트가 빠른 곡도 있으나 모두 발라드다.
타이틀곡은 ‘사랑은…하나다’. 32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와 오보에의 서정적 멜로디가 인상적인 노래다. ‘…다’나 ‘…라’로 끝나는 종결형 문장의 가사가 독특하다. 테이는 “이 노래의 분위기와 제목이 데뷔곡 ‘사랑은…향기를 남기고’를 떠올리게 할 것 같아 감성을 더 풍부하게 넣었다”고 말했다.
수록곡 ‘어떤날’은 거칠면서도 애절한 테이의 목소리를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해 피아노로만 반주를 했다. 효과음으로 들리는 빗소리가 슬픔을 더한다. 악보에 구애받지 않고 프리 비트 스타일로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느낌을 담았다. 가사도 테이가 직접 썼다.
‘메모리’는 맑으면서도 힘 있는 노래. 잔잔하게 흐르지만 ‘알맹이 있는 보컬’이 강약을 조절한다. ‘녹’은 오케스트라와 클래식 기타의 선율이 조화를 이룬 노래로 테이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일품이다.
“곡과 보컬이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들어 보면 1집보다 실력이 늘었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 음반을 내는 가수들은 통상 ‘2년차 징크스’에 부담을 갖기 마련이다. 테이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지난해 여름 1집 활동을 마친 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9월 이후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고 매일 황세준 최성일 씨 등 작곡가를 찾아가 보컬 레슨을 받았다. 오후 8시에 녹음실에 가서 다음 날 해뜰 때까지 노래를 불렀다. 이 때문에 성대에 결절이 생겨 지난해 말 첫 단독 공연을 하지 못했다.
‘사랑은…향기를 남기고’ ‘사랑은…하나다’를 작곡한 황세준 씨는 “테이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표현력이 부족한 것 같아 노래를 하고 싶은 대로 부르게 해서 자기만의 색깔을 찾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테이의 목소리에 대해 “임재범이나 박상민의 거친 탁성과 조성모의 따뜻한 미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테이는 27일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즐 콘서트’로 팬에게 2집 발매 인사를 한다. 30일에는 ‘생방송 SBS 인기가요’(일 오후 3시 50분)로 TV 활동을 시작한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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