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아주 큰 나라가 있었지. 장군은 한번도 져 본 적이 없는 힘센 군대를 이끌고 모든 나라를 정복했어. 딱 한 나라. 아주 작은 나라만 빼고.
마침내 장군은 아주 작은 나라에도 쳐들어갔지. 그런데 다른 나라와 달리 작은 나라는 싸우려 하지 않았어. 오히려 반갑게 맞아 주고 친구처럼 따뜻하게 대해 줬지. 큰 나라 병사들은 친절한 작은 나라에 머물면서 작은 나라의 음식을 먹고, 노래도 배웠어. 장군은 작은 나라에는 많은 병사를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몇 명만 남겨 놓고 큰 나라로 돌아왔어. “우리는 승리자라네∼” 노래를 부르며 말이야.
그런데 뭔가 달라진 거야. 큰 나라에서 작은 나라 음식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지. 아이들은 작은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던 놀이를 하고 말이야. 큰 나라 사람들은 옷도 작은 나라 사람처럼 입었어. 장군은 흐뭇했어. “이게 다 내가 전쟁에서 이긴 덕분이지.”
장군의 아들이 아빠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했지. 근데 장군의 입에서 흘러나온 노래도 작은 나라에서 배운 노래였던 거야. 과연 그 전쟁은 누가 이긴 걸까?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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