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박정현 “R&B재즈 모던록… 같이 여행 할래요”

  • 입력 2005년 2월 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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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정현의 5집 음반 인트로 제목은 ‘Ode(송시·訟詩·특정 인물이나 사물을 기리는 서정시)’다. 이 곡을 작사 작곡한 박정현은 “창작욕을 일으키는 영감에 바치는 시”라고 말했다.

3일 발매되는 5집 ‘On&On’은 박정현이 처음으로 앨범 프로듀서까지 맡은 음반이다. 2002년 발매돼 40만 장이 팔린 4집 이후 2년간 준비해서 냈다.

인트로를 포함하면 박정현이 직접 작곡한 노래가 ‘미래’ 등 5곡이다. 제목 ‘On&On’에는 “끊임없는 음악적 진보를 원한다”는 포부가 깃들어 있다. 앨범 재킷의 사진에도 새로운 것을 찾아 여행하는 그의 모습이 담겼다.

“4집의 웅장한 스케일을 유지하면서 강한 비트와 밝은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 직접 프로듀스까지 하다보니 욕심도 많이 났고요. 작곡가인 정석원 황성제 씨와 기타리스트 이성렬 씨의 조언도 많이 참고했어요.”

14곡의 수록곡에는 박정현의 풍성한 음악적 감성이 다양하게 묻어 나온다. 타이틀곡 ‘달’은 중국 전통악기 반주로 동양적 신비로움을 더한 발라드.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발매된 싱글 음반의 수록곡 ‘폴 인 러브’와 같은 노래다. 이 노래는 일본의 히로 스와노, 가즈 이즈미가 공동 작곡한 연주곡 ‘필 더 문’을 편곡해 가사를 붙인 것. 박정현은 “슬픈 느낌을 주기 위해 우는 듯한 목소리로 불렀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너를’은 이번 앨범의 밝은 분위기를 대변하는 곡으로 빠른 템포에 현악 반주가 매력적이다. 그는 “황성제 씨가 작곡한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느낌을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정통 재즈곡 ‘알아볼게요’, 피아노 반주와 강한 비트로 모던 록의 느낌이 살짝 나는 ‘싱글 링’, 웅장하면서도 슬픈 박정현 발라드의 계보를 잇는 ‘미아(迷兒)’, 정석원에게 묘한 느낌의 곡을 부탁해 받은 ‘하비샴의 왈츠’도 놓치기 아까운 노래다.

그는 단순히 ‘리듬 앤드 블루스(R&B)의 요정’이라는 별칭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내 목소리에 R&B의 맛이 담겨 있다고 하지만 사실 록을 좋아합니다. R&B는 자신 없어요. (웃음) 사라 맥라클란도 좋아하지만 ‘U2’ ‘라디오헤드’ ‘오아시스’의 음악을 즐겨 듣거든요.”

박정현은 1998년 앨범 ‘피스(Piece)’를 내며 데뷔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라며 교회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현재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영문학과에 재학 중이다. 데뷔 이후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가수로 활동했고 ‘한일 우정의 해’ 주제가인 ‘댄스 위드 미’도 불렀다.

박정현은 인터뷰 내내 수록곡들에 대한 느낌을 쉬지 않고 얘기했다.

“4집 이후 백지 상태가 돼 힘들었어요. 하지만 점점 새로운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이번 앨범은 지난해 여름에 발매하려고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해 이제야 낼 수 있었어요. 이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습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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