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특집]정찬우-김태균 “새해엔 ‘생뚱’해지세요”

  • 입력 2005년 2월 3일 14시 56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그때 그때 달라요’에서 엉터리 영어 해석으로 주목받는 ‘컬투’. 순발력과 재치를 겸비한 이들은 설을 맞아 팬들에게 생뚱맞은(엉뚱한) 덕담을 선사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복 협찬 박술녀 한복연구실). 김미옥 기자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그때 그때 달라요’에서 엉터리 영어 해석으로 주목받는 ‘컬투’. 순발력과 재치를 겸비한 이들은 설을 맞아 팬들에게 생뚱맞은(엉뚱한) 덕담을 선사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복 협찬 박술녀 한복연구실). 김미옥 기자
“올해가 을유년 닭띠 해인데 어렸을 때 집에서 오골계나 샤모(싸움닭의 일종) 같은 닭을 많이 키웠습니다. 암탉은 매일 알을 낳고 수탉은 아침을 알리는 부지런한 동물이죠. 시청자와 독자 여러분도 닭처럼 부지런히 움직여 ‘생뚱’해지시기 바랍니다.”

‘컬투’의 정찬우(38) 김태균(33)은 올해 덕담을 ‘생뚱해지세요’라고 했다. 웬 생뚱맞은(엉뚱한) 덕담? 그랬더니 정찬우는 생뚱은 ‘생활이 뚱뚱해지다’ 즉, 살림이 넉넉해지다는 뜻이라고 재치를 부린다.

‘컬투’는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목요일 오후 11:05)의 ‘그때 그때 달라요’ 코너에서 엉터리 영어 해석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이 지난해 만들어낸 유행어 ‘생뚱맞죠’ ‘그때 그때 달라요’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톱을 다투고 있다.

‘컬투’는 만나자마자 엉터리 영어 해석 솜씨부터 먼저 선보였다. 김태균이 새해 덕담으로 “I wish you a happy new year”라고 했다.

즐거운 새해를 맞으라고? 물론 그 뜻이 아니다. 김태균은 “‘이 아이(I)의 성이 위씨야(wish you a)’라고 개(happy)에게 알려주는데 그 개는 누워 있는(new year) 거죠”라고 해석했다.

‘그때…’ 코너에서처럼 얼토당토않은 해석이 준비된 듯 튀어나온다. 그 순발력이 감탄할 만하다.

“‘그때…’ 코너에서 ‘영어가 내 마음 속에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영어에 부담을 갖지 않으면 돼요. 매스컴에서 ‘그때…’를 영어 콤플렉스에 대한 통쾌한 일침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시청자 심리를 분석하지 않습니다. 소극장 공연에서도 대충 줄거리만 짜놓고 애드리브로 메우죠.”

‘컬투’는 설 연휴에도 쉴 틈이 거의 없다. 2월 4∼6일 서울 세종대에서 공연하고 이후 지방공연 일정이 빼곡하다.

‘컬투’의 새해 포부는 뭘까.

“완전히 다른 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 TV에선 심의나 시간 제약 때문에 보여주고 싶은 것을 모두 보여주지 못합니다. 에로틱, 무언, 싸가지 등 소재를 발굴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몸으로만 보여주는 개그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새로운 매체의 등장도 늘 염두에 두고 있어요.”

‘컬투’는 새 매체 중 하나로 ‘꿈의 개인 미디어’로 불리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휴대용 단말기로 고화질의 동영상이나 고음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을 거론했다.

“DMB가 상용화되면 수신기의 화면이 작아 풀샷(Full Shot)이 사라질 겁니다. 그런 변화에 맞는 코미디가 필요하지요.”

두 사람은 방송계에서 ‘얼큰이’(얼굴이 큰 사람)로 유명하다. 그러니 DMB 수신기처럼 손바닥보다 작은 화면에 두 사람이 모두 나올 수 있을까.

“그땐 컬투가 해체될 겁니다. 아니면 시청자들이 DMB 수신기를 2대씩 가지고 다니든지.”(웃음)

두 사람은 또 새해에 ‘더 이상해지는 게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사람을 웃기려면 아무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을 자유자재로 생뚱맞게 드러내야 합니다.”

‘이상하다’는 의미가 와 닿지 않았다. 그래서 새해에 먹고 싶은 음식을 얼마나 이상하게 대답할 수 있는지 물어 봤다.

“새해에 가장 먹고 싶은 것은 ‘까치고기’입니다. ‘까치고기’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언젠가 먹어 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올해 먹고 싶어요. 아니면 리마리오식으로 ‘버터 떡국’에 ‘마가린 깍두기’ 같은 거. 개그는 상상의 폭을 극한까지 넓혀야지요.”

인터뷰 내내 그들은 개그맨이 아니라 생각의 경계가 없는 개그 선사(禪師) 같았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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