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보르헤스 문학전기’…보르헤스 삶과 문학

◇보르헤스 문학전기/김홍근 지음/576쪽·1만8000원·솔출판사

중남미 문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생과 문학세계를 조망한 보르헤스 안내서를 겸한 평전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인 보르헤스는 ‘도서관 작가’라는 별명답게 도서관에서 태어났고 평생 가진 직업도 도서관 사서로 과도한 독서로 실명까지 한 공부벌레였다. 대표적인 현대 사상가들인 푸코, 데리다, 들뢰즈, 에코 등이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한 보르헤스의 문학은 매혹적이지만 어렵다. 호기심에 그의 작품 읽기를 시도해 보았다가 생소하고 난해해 포기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보르헤스의 불교 강의’를 펴내기도 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대학 시절 보르헤스를 처음 읽고 그 고고한 정신의 수직성에 끌렸다”면서 “내가 궁금해 한 사람에 통하면, 모든 사람에게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난해한 보르헤스 문학을 쉽고 평이한 문체로 소개했다는 점도 돋보이지만, 한 사상가의 생애와 시대를 깊고 넓은 시각으로 소개한 보기 드문 평전이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