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생각과 주장을 펴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싫어’라는 말을 입에 자주 올린다. 유치원에 다닐 무렵 아이들의 대표적인 ‘자기주장’ 중 하나는 바로 옷 입기. 엄마가 골라주는 대로 입어주면 좋으련만 아이들은 자신의 ‘패션’을 고집한다.
이 책의 주인공 엘라도 마찬가지. 파란색 원피스에 흰색 샌들을 골라준 엄마에게도, 노란색 티셔츠에 하얀색 반바지를 입으라는 아빠에게도, 멜빵바지에 부츠를 권해준 언니에게도 엘라는 소리친다. “싫어!”
엘라의 터무니없는 ‘패션 코디’는 웃음을 자아낸다. 분홍색 물방울무늬 바지 위에 알록달록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줄무늬 양말에 노란색 구두…. 여기에 빨간색 모자까지! 그래도 엘라 친구들은 멋지다고 한다.(엘라 친구들의 패션도 만만치 않으므로.)
사실, 아이들은 뭘 입어도 예쁘다. 엄마 마음에는 들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옷 입는 자유쯤은 줘도 되지 않을까? 원색의 물방울과 꽃무늬, 그리고 줄무늬를 함께 입을 수 있는 나이는 어차피 이때뿐이리니.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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