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보이지 않는 선물’ 펴낸 노영심씨

  • 입력 2005년 2월 18일 16시 51분


안철민 기자
안철민 기자
언제나 소녀 같은 여자, 최소한 언제나 소녀 같아야 할 것만 같은 여자. 분명 어디선가 뭔가 재미있는 일을 꾸미며 삶을 즐기고 있을 것만 같은 여자.

노영심 씨(37·사진)가 기대에 응답하듯 ‘또’ 재미있는 일을 마련했다. 살면서 정을 나눠 온 지인들에게서 받은 선물들, 그가 지인들에게 준 선물들, 아직 주지는 않았지만 꼭 누구에게 주고 싶은 선물들…. 그 자잘하고 수더분하며 정다운 선물들의 사연을 그는 새 책 ‘노영심의 보이지 않는 선물’(열림원)에 담았다.

16일 오후에는 서울 인사동 갤러리 쌈지에서 ‘노영심의 선물전’ 막을 올리기도 했다. 전시장에는 그가 도안한 ‘엄마를 위한 선반’에서부터 계란꾸러미, 바구니, 편지봉투 등 자잘하면서도 살가운 온갖 선물들이 가득하다.

“선물이란 시간의 향기를 담고 있는 물건을 부르는 이름이죠. 물건에 마음이 담기면 그 마음에 비친 시간의 기억들이 담겨요. 특별한 시간에 만난 선물은 그 시간에 아주 특별하고 따뜻한 빛을 부어 줍니다.”

그래서일까. 그가 소개하는 선물은 대체로 비싸지 않다. 미국 시애틀을 여행하면서 그는 주말 ‘창고 세일’을 기웃거렸다. 30년쯤 된 옛 콜라병은 기타리스트 이병우 씨에게 줄 선물로 샀다. 그가 오래된 사이다병을 애지중지하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트렁크를 단돈 1달러에 사서 이런 식으로 지인들에게 줄 선물들을 가득 채워 넣었다.

“먼 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었어요. 사람 하나, 사연 하나를 생각하는 시간 여행이었죠. 특별한 속도감을 깨달았어요. 무엇인가를 인식하는 속도, 단축키를 눌러 기억 속에 저장된 어떤 시간과 마음속으로 재회하는 속도….”

토요일 아침, 신문을 받아들 독자들에게 전해 주고 싶은 선물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반달 모양의 눈을 살며시 치뜨며 “칫솔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음… 하루의 문을 여는 향기를 전해 드리고 싶어서죠. 그래서 물건이라면 칫솔이에요. 물건이 아니라면 한 곡의 상쾌한 음악을 틀어 드리고, 창문을 활짝 열어 드리고 싶어요.”

19일 오후 3시에는 전시장인 갤러리 쌈지에서 저자 사인회가 열린다. 02-736-0088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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