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귀하신 몸 그대 이름은 뮤지컬 배우

  • 입력 2005년 2월 22일 19시 09분


○‘뮤지컬 열전’ ‘신시 뮤지컬 컴퍼니 시리즈’등 1년내내 뮤지컬

뮤지컬 열전(列傳)은 캐스팅 열전(熱戰)?

‘뮤지컬 열전’(3월∼2006년 2월)과 ‘신시 뮤지컬 컴퍼니 시리즈’(4월∼) 등 올해 뮤지컬 릴레이 공연이 1년 내내 펼쳐지면서 제작사마다 캐스팅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4월에 막을 올리는 작품만도 ‘헤드윅’ ‘듀엣’ ‘달고나’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 4편. 이에 따라 배우는 물론 연출과 스태프의 ‘스케줄 조절’에 공연 성사 여부마저 달리게 됐다.

○뮤지컬 배우 ‘전성시대’…겹치기 출연 늘고 몸값도 껑충

TV 스타처럼 뮤지컬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도 늘어날 전망이다.

인기 뮤지컬 배우 오만석의 경우를 보자. 현재 ‘사랑은 비를 타고’에 주인공으로 출연 중인 그는 4월 초 막을 올리는 ‘헤드윅’ 주인공으로 캐스팅됨에 따라 이번 주부터 낮에는 ‘헤드윅’ 연습을, 밤에는 ‘사랑은 비를 타고’ 공연을 병행한다. 그는 7월 초 시작하는 ‘어쌔신’에도 출연할 예정이어서 6월 초부터는 다시 ‘헤드윅’ 공연을 하며 ‘어쌔신’ 연습에 들어가야 한다.

한 뮤지컬 제작자는 “몇 명 안 되는 주연급 배우에게 작품 제의가 몰리다보니 더블이나 트리플 캐스팅을 통해 스케줄을 조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뮤지컬 배우 중 주연급은 남녀 합해 10명 선. 비중 있는 조연급은 20∼30명 정도다.

‘몸값’도 덩달아 뛰었다. 2년 전에 비해 개런티가 15%가량 올랐다는 것이 제작자들의 말. 3000여 석 규모 극장의 3주 공연을 기준으로 삼으면 주연급 개런티는 1500만∼3000만 원 선이다. 한 제작자는 “주연급으로 1년에 4, 5편의 작품에 출연한다면 비슷한 경력의 대기업 사원 연봉 이상을 버는 셈”이라며 “바야흐로 뮤지컬 배우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신인 발굴 오디션도 줄줄이 열린다. 21일 뮤지컬 ‘달고나’와 ‘갓스펠’의 배우 오디션이 동시에 시작됐고, 23일에는 ‘그리스’, 28일에는 ‘와이키키 브라더스’ 오디션이 열린다.

‘달고나’의 김종헌 프로듀서는 “연습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없는 주연급 배우보다는 차라리 오디션을 통해 실력 있는 신인을 캐스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출-스태프도 ‘겹치기 공연’… 전문인력 크게 부족

배우보다 더 심각한 것은 뮤지컬전문 연출과 스태프의 부족이다.

25일 시작하는 연극 ‘클로저’의 연출가 이지나 씨는 4월부터 시작되는 ‘헤드윅’과 6월 말 막을 올리는 ‘그리스’의 연출도 맡았다. 최소 공연 한 달 전에는 연습을 시작해야 하므로 ‘겹치기 연출’이 불가피하다.

분야마다 베테랑이 두세 명에 불과한 조명, 음향 등 기술 스태프의 경우 서너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는 일도 흔하게 됐다. ‘뮤지컬 열전’의 경우 최근 스태프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음악감독과 연봉계약까지 체결했다.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작품마다 똑같은 연출과 스태프가 함께 일하다보니 조명 음향 무대 안무 음악이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국내 뮤지컬이 갖춘 여건보다 시장이 더 빠른 속도로 팽창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이제는 뮤지컬 전문인력 양성과 신인 발굴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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