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성모(28)가 이달 초 발매한 6집 앨범 ‘마이 퍼스트’의 CD 커버 뒷면에 쓴 글이다. 그는 “6집을 작업하는 지난 2년간 가장 많이 한 말”이라고 소개했다.
“음악이 위대하다는 사실을 진작 깨달았더라면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제 자신에 빠져서 음악 자체에는 소홀했던 것 같아요. 아직도 해야 할 음악이 많다고 생각하니까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이번 앨범 제목은 ‘마이 퍼스트’다. 그가 처음으로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최선을 다한 앨범’이라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그는 보컬 테크닉보다 감정 처리를 더 고민했다.
앨범에 담긴 14곡 중 13곡이 모두 발라드다. 이 노래들은 마치 한 곡처럼 쭉 들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금까지는 가사에 멜로디를 얹는 정도로 노래했지만 이번에는 가슴으로 노래했어요. 노래들이 앨범 속에서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하려고 하나의 틀로 불렀습니다.”
6집은 빠른 비트의 ‘축제’를 제외하면 조성모의 미성을 즐길 수 있는 발라드로 채워져 있다. 이 음반은 미디어 신나라 앨범 차트에서 2주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획사 파크엔터테인먼트는 “이미 10만 여장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눈물이 나요’는 조성모 특유의 미성을 살린 애절한 발라드. 36시간의 녹음시간과 8차례의 믹싱을 거쳤다. 이 한 곡에만 3000만원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한다. 첫 트랙 ‘미스터 플라워’는 조성모가 고교 때 좋아하는 여학생 집 앞에서 꽃을 들고 기다리던 경험을 바탕으로 가사를 만든 발라드. 그는 “가사 중 ‘내 마음은 시들지 않음을 보이고 싶어’라는 부분에서는 순수했던 당시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1998년 1집 ‘투 헤븐’으로 데뷔한 조성모는 3집까지 모두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이후 발매된 4집은 90만장, 5집은 40만장으로 음반시장 불황과 함께 판매가 줄었다. 그를 발굴 육성한 GM기획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도전해 5집을 냈다. 여기서는 창법을 미성에서 샤우트로 바꿔 기대를 크게 갖게 했으나 대중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그는 당시 슬럼프에 대해 “오히려 더 열심히 하려는 에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평가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계속 승승장구만 했으면 정체성을 찾지 못했을 것이고, 이번 앨범은 만들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 음반의 공동 프로듀서 안정훈 씨는 “1년 반 전 조성모를 처음 만났을 때 초심을 잃은 듯한 느낌을 받아 고치라고 주문했다”며 “이번 앨범은 그의 장점인 미성으로 돌아가 독자적 영역을 확고히 굳히려 했다”고 말했다.
조성모는 24일 오후 3시 서울 브로드웨이극장에서 소지섭 김정은이 출연한 ‘눈물이 나요’ 뮤직비디오 시사회를 가지며 3월 4일 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금 밤 12:10)로 방송활동도 시작한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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