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하는 DIY]주부 이은정씨의 커플 패션 페인팅

  • 입력 2005년 3월 3일 15시 51분


독자 이은정 씨(오른쪽)와 '노벨라' 정수혜 대표가 티셔츠에 꽃잎 무늬를 찍어내고 있다. 강병기 기자
독자 이은정 씨(오른쪽)와 '노벨라' 정수혜 대표가 티셔츠에 꽃잎 무늬를 찍어내고 있다. 강병기 기자
《이번 주에는 독자 이은정(29·경기 부천시) 씨가 패션 페인팅에 도전했다.

패션 페인팅이란 옷이나 모자 가방등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

직물전용물감을 사용하기 때문에 빨아도 지워지지 않고 니트나 데님, 가죽 등 어떤 소재도 이용할 수 있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옷’을 만들 수 있는 데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는 것이라 정성이 듬뿍 들어 있어 선물용으로도 인기. 작년 12월에 결혼한 새내기 주부인 이 씨는 최근 승진한 남편에게 축하 선물을 하고 싶어 했다.

“결혼하자마자 승진했으니 네가 복덩이”라 말하던 남편이 고마웠다고. 패션 페인팅 DIY 재료 판매 및 주문 제작 업체인 ‘노벨라’의 정수혜 대표는 이 씨에게 올봄에 남편과 같이 입을 수 있는 화사한 하트 무늬 티셔츠 제작을 제안했다.》


:준비할 재료:

페인팅할 옷, 직물전용물감, 유리판, OHP 필름, 전기인두, 스펀지, 고정용 스프레이

○ 본을 떠서 셔츠에 붙이기

먼저 하트모양을 종이에 프린트 한 뒤 종이 위에 유리판을 올려놓고 그 위에 OHP 투명필름을 얹었다. 그림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사진을 이용하거나 직접 그리면 된다.

다음에는 전기인두로 하트의 가장자리를 따라 잘라낸다. 전기인두는 철물점에서 5000∼1만 원에 살 수 있다.

이 씨는 “한복집을 하는 엄마를 닮아 손재주가 있는 편이지만 처음 하려니 떨린다”며 “꼭 예쁘게 만들어서 지금껏 한번도 해보지 못한 커플 룩을 연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보자의 경우 한 달만 배우면 웬만큼 할 수 있으며 전문가 수준이 되려면 두 달은 배워야 한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

인두로 하트 모양을 오려 낸 OHP 필름 뒷면에 임시 고정용 스프레이를 뿌려준다. 옷에 대고 색을 칠할 때 필름이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한 것. 여기서는 3M의 75번 스프레이를 이용했다. 스프레이를 뿌린 필름을 티셔츠에 붙여주면 준비 끝.

○ 무늬 색칠하고 그리기

물감은 전용 붓으로 그리거나 직접 튜브 형태의 물감 통을 들고 그릴 수도 있는데 이날은 솜방망이를 사용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솜방망이는 스펀지를 작게 잘라 둥글게 뭉친 뒤 손잡이 역할을 하도록 가운데 테이프를 둘러 만든다. 여기에 물감을 묻혀 하트 모양에 대고 가볍게 톡톡 두드려주는 식으로 색을 입혔다.

“솜방망이를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을 표현할 수 있어요. 바깥쪽은 진하게 하고 안쪽으로 갈수록 옅게 표현해보세요.”(정수혜 대표)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지 이 씨의 손이 점점 빨라진다.

“직물전용물감은 잘못 묻히면 수정이 안 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작업해야 됩니다. 물감을 너무 많이 묻히지 마세요.”(정 대표)

세 개의 하트 안쪽을 모두 칠하고 나서 드라이어로 물감을 말렸다. 금방 다른 작업을 하면 물감이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

다음에는 물감 통을 들고 원래의 하트 모양과 엇갈리게 다른 하트를 그렸다. 이때 반짝이는 물감을 사용하면 더 예쁘다.

“물감을 너무 많이 짠 것 같아요, 으하하.” “하트가 너무 뚱뚱하네, 으하하.”(이 씨)

새색시답지 않은 호탕한 웃음소리에 작업실 안이 웃음바다가 됐다.

○ 무늬를 찍은 뒤 완성

이제 빈 공간을 각종 꽃잎 무늬로 장식할 차례. 옷 위에 바로 꽃잎을 그리면 옷 자체의 질감으로 붓 자국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OHP 필름에 그린 뒤 옷에 찍어준다.

여러 가지 색깔로 그린 뒤 찍어내고 다시 드라이어로 말리니 사온 것처럼 제법 그럴 듯하다.

마지막으로 직물전용 펜으로 사인을 했다. 이 씨의 얼굴에는 ‘내가 만들었다’는 뿌듯함이 가득.

보통은 완성된 뒤 흰 천을 덮고 다려 열처리를 해주어야 고정되지만 이날은 열처리가 필요 없는 물감을 사용했다.

“이거 너무 화려해서 남편이 안 입으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꼭 입혀서 사진 찍어 우리 싸이월드에 띄워 놓아야지.”(이 씨)

페인팅 한 옷은 하루 정도 말려주어야 한다. 2주 동안은 세탁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세탁할 때는 뒤집어서 찬물에 손빨래해야 한다. 물론 심하게 비비거나 문지르면 안 되고 다림질을 할 때는 면 종류를 위에 대고 가볍게 다린다.

(취재협조: ‘노벨라’ www.novela.co.kr, 02-3143-4594)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 다음 번 ‘독자 DIY’의 소재는 퀼트(조각보 공예)입니다. 퀼트로 가방이나 쿠션 등을 만들어 보고 싶은 분은 위크엔드(weekend@donga.com)로 참가를 원하는 사연과 연락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현명한 아내가 될게요"▼

사랑하는 내 남편!

결혼이라는 게 어떤 건지 아직 감도 제대로 못 잡고 있는 은정이지만, 아침마다 싸늘한 공기를 헤치고 걸어가는 오빠 모습에서 행복함과 든든함을 느끼고 있다면 그걸로 된 건가요?

이제 열심히 서로 아끼고 노력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발맞춰 나가기만 하면 되는 거죠?

책임감이 넘쳐나는 오빠 모습에 늘 감탄하고 있는 은정이이기에 앞으로는 더욱 현명하고 예쁜 아내가 될 수 있도록 많이많이 노력할거예요.

결혼하고 나서 기쁜 일들만 일어나서 은정이는 아주 많이 행복하답니다. 특히 오빠 승진한 거 다시 한 번 축하하고요. 내가 오빠 위해 만든 이 티셔츠 입고 우리 꼭 봄나들이 가야 해요!

무엇보다 우리 건강이 제일인 거 알죠? 서로를 위해 건강 조심하고요.

항상 오빠 곁에서 은정이가 응원하고 있다는 것 잊지 말아요. 아주 많이 사랑해요.

현호 오빠의 사랑스러운 아내 윤정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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