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회원 30여명은 6일 시작되는 올해 상설공연을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그동안 2000여회나 공연을 하며 수많은 관객들을 만났지만 매년 이맘때에는 어린이들처럼 마음이 설렌다.
중단됐던 하회탈놀이의 전통을 되살려 1997년 3월 첫 공연을 한 지 올해로 9년째.
그동안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입구의 전수관 공연장에서 접한 관객은 70 여만 명에 이른다.
6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올해 첫 공연에는 하회탈놀이 뿐 아니라 예천지역의 무언극 ‘청단놀음’과 안동의 판굿, 가야금 산조 등이 곁들여진다.
특히 올해는 4∼5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하회탈놀이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존회원들은 중요무형문화재 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가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 온 비결을 ‘어수룩한 소박함’으로 꼽는다.
보존회원들은 “어딘가 바보스러우면서도 투박한 맛이 바로 하회탈놀이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동대 민속학과 1학년 때 동아리 활동으로 하회탈춤을 만났다가 28년 째 부네(첩) 역을 맡고 있는 손상락(孫相洛·47·안동민속박물관 학예사) 씨는 “하회탈놀이와 청춘을 함께 해 만감이 교차한다”며 “관객을 생각하며 공연준비를 할 때면 ‘이제 봄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의 장승조각 전문가인 김종흥(金鍾興·51) 씨도 빼놓을 수 없는 멤버.
12년째 중(스님) 역할을 하는 김 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갈수록 늘어나 하회탈놀이가 국적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외에 2500여개의 장승을 보급하고, 미국 일본 대만 등 6개국에 장승공원을 조성한 그는 지난해 농림부로부터 전통문화 지킴이로 뽑혀 ‘도농(都農) 교류상’을 받기도 했다.
보존회는 올해 상설공연 120여회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등 해외공연 80여회를 열 예정이다.
상설공연은 3, 4, 11월은 주 1회(일요일 오후 3시), 5∼10월은 주 2회(토, 일요일 오후 3시) 무료로 열린다.
류동철(柳東哲·55) 보존회장은 “국민의 사랑을 받아 하회탈놀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른 전통문화를 활성화시키는데도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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