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있는 그대로의 미국사’

  • 입력 2005년 3월 11일 16시 43분


◇있는 그대로의 미국사/앨런 브링클리 지음·황혜성 외 5인 옮김/전 3권·각권 600쪽 안팎·2만3000원∼2만5000원·휴머니스트

세계는 미국만큼 속속들이 알려진 나라도 없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미국은 갑자기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그것은 미국을 역사적 존재로 보지 못하고 늘 현재적 관점에서만 봐왔기 때문이다. 또 자유나 풍요, 제국과 같은 상징으로서만 미국을 받아들였을 뿐 그것이 형성되는 역동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의 네 번째 개정판(2004년)을 국내 전공자 6명이 공동으로 번역한 이 책은 바로 그 미국정신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안내해 준다. 일례로 독립혁명 이후 다수파였던 연방파가 1812년 미영전쟁에서 반전론을 펼쳤다가 반역자로 몰려 몰락한 사례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초당적 대응이 그토록 공고하게 유지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베트남전 참전으로 혼란에 빠지자 국가의 권위를 되찾기 위해 리처드 닉슨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점도 그 다양성으로 인해 분열을 두려워하고 통합을 강조하는 미국적 보수주의를 이해하게 하는 요소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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