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베이스 이인영(李仁榮·76·서울대 명예교수·사진) 씨가 희수(喜壽·우리 나이 77세)기념 에세이집 ‘노래와 사랑 속에서’(정문사)를 펴냈다.
1994년 서울대를 정년 퇴임한 이후 틈틈이 써 온 글들을 모은 이 문집에서 그는 작고한 외삼촌의 유품인 유성기와 음반으로 음악 세계를 처음 접한 일, 국내에서만 30여 편의 오페라에 출연하고 15편의 오페라를 연출하며 후진을 양성하는 가운데 겪은 갖가지 에피소드 등을 구수한 글맛으로 풀어 냈다.
“1952년 도쿄 예술대에 유학한 후 나름대로 자신을 갖고 첫 레슨시간을 기다렸는데, 슈베르트의 ‘홍수’를 부르니 선생님이 ‘자네는 성악가가 아니라 성고가(聲苦家)’라고 하시더군요. 목소리를 쥐어짜고 억지로 힘을 주어 눌러 밀어내니 음정을 알 수 없다고….”
그러나 불과 4년 뒤, 그는 26세 나이로 후지와라 오페라단의 마스네 오페라 ‘타이스’ 공연에서 일본인들을 제치고 베이스 주역인 수도원장 역을 맡았다. 그는 1959년 귀국 후에도 1971년까지 후지와라 오페라단에 고정 출연했다.
그가 선창하는 ‘잘살아 보세’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화도 소개된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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