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운동사’ 낸 신주백 서울대 연구원

  • 입력 2005년 3월 15일 18시 25분


이종승 기자
이종승 기자
“일본 우익이 후소샤(扶桑社) 역사 교과서의 채택율 10%를 목표로 삼는 것은 그래야 후소샤 출판사가 4년간 누적 적자를 면하기 때문이죠. 올해 후소샤 교과서의 채택율을 2001년처럼 1% 미만으로 묶어 놓는다면 후소샤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경우 일본 우익의 주장을 확산시킬 지렛대를 제거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신주백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책임연구원(사진)은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교과서운동본부)의 후소샤 교과서 검정신청본 분석에 참여했다. 일본 도쿄(東京)대와 교토(京都)대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내며 일본 학계의 흐름을 주시해온 그는 올해 일본 우익의 대대적 역사왜곡 공세의 배경에는 후소샤 출판사의 경영 악화도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후소샤 역사교과서 채택율이 10%가 되면 일본 우익은 다른 과목의 교과서 시장에도 진출해 ‘평화헌법 개정’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려 하고 있어요. 따라서 이번 역사 교과서 문제는 단순히 교과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제강점기 역사를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그는 최근 ‘1930년대 국내민족운동사’ ‘1920∼30년대 중국지역 민족운동사’(선인)를 동시에 내놓았다.

“최근 일제강점기 식민교육과 일본군에 학문적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과 지배의 주제로 옮겨가기 전에 저항의 문제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독립운동사와 관련해 발표한 논문들을 엮어 출간했지요.”

그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남한의 임시정부정통론이나 북한의 항일무장투쟁정통론을 민족운동이라는 시각에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주의가 실패한 것은 분명하지만 사회주의독립운동을 통째로 부인할 수 없다면 민족운동의 이름으로 안고 가야 합니다. 남북통일을 위해서도 민족운동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봐요.”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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